지난 2일 오전 8시 51분쯤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 중 1발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져 지역주민들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낙탄지점은 속초로부터 동쪽으로 57㎞, 동해 울릉도로부터는 서북쪽으로 167㎞ 거리 해상으로 국제법상 각국의 ‘영해’가 해안선(기선)으로부터 12해리(약 22㎞)까지의 해역임을 감안하면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NLL을 넘어 우리 영해로부터 약 35km 거리에 떨어졌다. 북한은 그동안 자국 접경지에서 해안포와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지만, 이보다 ‘위협 수위’가 높은 탄도미사일을 사실상 우리 측을 겨냥해 발사한 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오후 1시 27분쯤에는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동해상 NLL 북방 해상 완충구역 내로 100여 발을, 3일에도 8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고성 통일전망대는 북한의 NLL 이남 탄도미사일 발사 소식에 운영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에서 철수시켰다. 통일전망대는 지난 4일 다시 개방됐다. 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 매표소 직원은 “오전 9시 50분경 폐쇄한다는 통보받았고, 130여명의 관광객에게 환불을 해줬다”고 말하며 텅 빈 매표소를 바라봤다.
친구 10여명과 함께 여행을 왔다고 밝힌 권영미(72, 분당) 씨는 “우리나라가 이태원 소식에 비통해하고 있는데 북한의 이런 무의미한 도발이 더 분노케 한다”며 “통일전망대가 새롭게 리모델링 됐다고 해서 멀리 떨어진 친구들과 어렵게 일정을 맞춰 왔는데 아쉽다”며 발길을 돌렸다.
통일전망대 출입사무소의 상인들은 “출근하자마자 통일전망대가 폐쇄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러한 조치가 장기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동해선도로남북출입사무소 제진역 평화·통일 열차 체험장에서 근무 중인 권오석 씨는 “이날은 학생 방문 계획이 없었다. 뉴스를 보고 알았으며, 직원 모두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소방안전 훈련을 하는 등 평소와 다르지 않게 보냈다”며 “평화를 원하는 교육자로서 남북관계가 점점 악화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속초 주민인 윤정숙(74) 씨는 “북한이 계속해서 위협을 하고 있어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북의 속셈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우리의 국방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이번 북한의 도발에 크게 동요치 않으면서도 뉴스에 귀를 기울이는 등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김진태 지사는 “주민들의 심리적 불안을 해소할 지원대책과 안보관광지 운영 중단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꼼꼼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성군은 오는 11일까지 긴급으로 관내 민방위 대피시설과 경보시설의 일제 점검에 나섰다.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및 무력시위 비행 등 도발 수위기 고조됨에 따라 비상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군은 주민 대피 및 안전 등을 위해 40개의 대피시설과 6개의 비상급수시설, 30개의 경보시설을 관리하고 있으며, 유사시 경보시설을 통한 신속한 상황 전파 등 경보 발령체계 확립과 주민대피시설 내·외부 환경 등 운영관리 실태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한다.
군은 동해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지역군부대와 비상상황 전달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비해 민방위 시설장비 관리 등 비상대비 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하겠다” 고 밝혔다.
성낙규 인턴기자 nk_2232@naver.com
지난 2일 오전 북한이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고성통일전망대 출입이 폐쇄돼 매표소가 텅 비었다. 지난 4일 다시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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