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대선 공약에 등장한 후 첫 삽을 뜨기까지 무려 35년이 걸렸다.
동서고속화철도는 1987년 노태우 대통령을 시작으로 역대 대통령 선거 때마다 대표 공약으로 등장했으나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번번이 좌절을 맛봐야 했다.
지난 2001년, 2010년, 2012년 세 차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 약속으로 2014년 예타 조사 대상으로 확정됐지만, 예타 통과를 낙관할 수 없었다. 이에 속초시를 비롯한 설악권 주민들은 30년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힘을 모아야 했다. 2014년 12월 설악·접경지역 4개 시·군 시장·군수협의회 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에 돌입했다. 도내 정치권의 1인 시위, 6차례에 걸친 세종정부청사 연합집회, 삭발시위 등이 이어졌다.
2015년에는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또다시 사업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돌기도 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동서고속철 비용편익 논의를 중단하고 정책적 분석(AHP)에 들어가겠다고 하면서 한때 지역사회에 위기감이 돌기도 했으나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예비타당성 4수 도전’ 끝에 2016년 7월 11일 국가재정사업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어 2019년 4월 미시령터널 하부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완료됐고, 2020년 3월 춘천~속초 93.74㎞ 구간에 단선전철(설계속도 250㎞/h)을 놓는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윤석열 대통령도 20대 대선에서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을 공약했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5월 춘천역을 방문해 동서고속화철도 조기 완공을 약속했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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