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선 시인(1941~2001년) 기념사업이 고성군 차원에서 본격 추진된다. 이성선 시인은 고성군 성대리 출신으로 자연의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고유한 시적 세계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인의 생가터인 성대리 동루골에 시비가 조성되어 있고 매년 다수의 문인들이 방문할 정도로 문단에서의 위치도 상당하다. 하지만 정작 고향 고성의 문화적 관심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해 작고 20주기 행사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설악문화예술포럼(회장 이상국)이 마련했다. 이성선 시인 추모 심포지엄과 시선집 출간, 시낭송 콘서트 등 문학의 가치를 조명하고 대중과 호흡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고성군은 별다른 기념사업이 없었다. 하지만 고성문학회를 중심으로 이성선 시인 선양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20주기 포럼에 참여한 함명준 군수가 각별한 관심을 보였고 고성문학회가 올해 초 간담회를 통해 이성선 기념사업의 물줄기를 텄다.
‘이성선 시의 길’ 조성…문화마을로
고성문학회는 지난 7월 고성문화재단 2층 다목적 회의실에서 고성문학회 회원을 비롯해 이성선 시인의 친구인 극작가 서연호 교수와 성대리 마을대표, 친지를 초빙하여 이성선 기념사업회 출범을 결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선국 작가를 이성선 기념사업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고 기념사업 전반에 관한 의견을 조율했다. 서연호 교수와 황연옥 작가는 이성선 시인의 세계를 청소년들이 문화소양으로 키울 수 있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담 작가는 이성선 작품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원천자료의 수집과 아카이빙, 이성선 문학상 제정을 통한 학문적 성취 조명을 제안했다. 이선국 작가는 성대리 시비 입구 진입로와 표지판을 정비하고 ‘이성선 시의 길’을 조성하여 문화마을로 만들 것을 강조했다.
이날 제안은 대부분 실현될 전망이다. 고성군 문화체육과는 성대리 시비 표지판을 재정비하고 추가 제작하여 부착했다. 2023년에는 성대리 시비 주차장과 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고성문화재단은 이성선 시인 영상 아카이빙을 하여 오는 11월 완성할 예정이다. 시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영상으로 제작하고 편집본을 달홀영화관 영화상영 전에 상영한다는 계획이다. 영상에는 이성선 시인의 서재가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자택, 동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이상국 시인과 최동호 교수의 인터뷰가 실릴 예정이다. 또한, ‘산 구름꽃’, ‘고향의 천정’, ‘미시령 노을’, ‘사랑하는 별 하나’ 등의 시를 고성지역 학생과 청년의 목소리로 담았다. 영상의 전체 구성과 진행은 이선국 작가가 맡았다. 고성문화재단은 이 영상을 시작으로 지역 예술 아카이빙을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성선 시인 시비
이성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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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이선국 이성선 시인 기념사업회 초대 회장
“이성선 시인 기념관·문학제·문학상 추진 계획”
이성선 시인 기념사업은 2023년부터 큰 변화를 맞이할 예정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이성선 시인 기념사업회가 있다. 초대회장을 맡은 이선국 작가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이성선 시인의 고향이 고성이라는 점 외에 고성에서의 문학활동이 있었는지.
△이성선 시인은 금강산 신선봉과 설악산 사이에 있는 고성군 토성면 성대리 출신으로 주변의 수려한 산세와 풍광을 배경으로 서정시의 텃밭을 일군 설악의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만큼 고성문단에도 영향을 미쳤다. 1966년 무렵 청간정에서 최명길 시인 등 몇몇 문인들과 함께 ‘금강문학회’를 결성하고 <금강문학> 동인지도 발간하는 등 척박한 지역문학의 씨앗을 뿌렸다. 1985년 간성에서 청년단체 ‘고우회’ 주관으로 ‘시와 사랑이 여기에’라는 시화전과 시낭송회를 개최했는데 이성선 시인이 초대시인으로 참여해 후배들의 문학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했다.
-이성선 시인 기념사업회는 어떤 분들이 참여하고 있나.
△이성선 시인 선양사업회로 출발한 ‘이성선 시인 기념사업회’는 지난 9월 단체 등록을 마쳤다. 구성 회원들은 시인의 고교 동기생이며 거진읍 봉평리 출신 서연호 극작가(전 고려대학교 교수)를 포함해 성대리 마을 이장과 친지, 고성문학회 회원과 지역 작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이성선 시인을 추모하여 시업(詩業)을 선양하고 기념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역 문학 진흥에 기여할 계획이다.
-설립 초기의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한국 시단의 훌륭한 시인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인지도가 낮아 우선적으로 이성선 시인의 삶을 조명하고 홍보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고 지역과 시단 문인들과 연대하여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산과 별, 우주를 노래한 ‘이성선 시인의 삶’> 리플릿을 제작하고, 신설 군립도서관 내에 ‘이성선 기념관’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 고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이성선 문학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백일장, 문학상 제정, 세미나, 시화전시 등 각종 문학 이벤트를 할 예정이다. 이성선 시인의 시비가 있는 성대리 마을을 ‘이성선 시마을’로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비 주변을 성역화하고 이성선 시의 길을 조성하여 그 가치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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