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7년이면 서울에서 속초까지 고속철도시대가 열린다. 지난 18일 속초에서 역사적인 착공식이 열려 지역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 건설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1987년 대통령선거 공약으로 공론화된 후 35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예비타당성 관문을 넘지 못해 여러 차례 좌절을 겪으면서도 주민들이 포기하지 않고 강한 열망과 노력으로 동서고속화철도 건설사업에 매달린 끝에 국가 재정사업으로 확정돼 착공에 이르게 됐다.
춘천~속초 동서고속철도는 총 길이 93.7km, 설계속도 시속 250km의 단선철도로 건설된다. 기존 춘천역을 포함해 화천, 양구, 인제, 백담, 속초까지 5개 정거장이 설치된다. 한국철도공단에 따르면 속초정거장은 설악산 울산바위와 동해바다의 물결을 표현한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6,243㎡ 규모로 짓고 179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시설도 갖춘다.
동서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차세대 열차 KTX-이음이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까지 191km 거리를 1시간39분만에 주파한다. 춘천과 속초는 40분이면 오간다. 현재 용산~춘천을 ITX로 이동한 뒤, 춘천서 버스를 타고 속초로 올 경우 3시간15분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소요시간이 1시간40분 가까이 줄어든다. 속초와 서울의 거리가 획기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다. 여기에 동서고속철과 같이 고성 제진~강릉을 잇는 동해북부선도 2027년 개통되면 속초를 중심으로 한 설악권은 동서와 남북으로 철도망을 갖추게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착공식 기념사에서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강원 북부지역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를 적극 지원하고 적기에, 안전하게 개통함으로써 강원도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착공식 후 연 오찬 간담회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최창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2027년말로 예정돼 있는 완공 시기를 대통령 임기(2027년 5월) 내로 앞당겨줄 것을 주문했다고 이병선 시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의 약속이 꼭 지켜져 지역주민들의 ‘2027년 철도 개통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 2조4,377억원이 소요되는 사업비가 차질없이 확보돼야 한다. 지역주민과 정치권이 완공될 때까지 동서고속철 건설사업의 진척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지역사회가 우려하는 속초정거장 진입 구간이 설악산의 조망권 훼손과 도시 단절을 가져오지 않도록 속초시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데도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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