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미친 짓이다.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게 연극이다.”
하늘천땅지 극단 정경숙 대표는 웃으며 연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뼛속까지 속초 토박이 연극인인 정 대표는 1987년 속초여고를 졸업하고 길거리 전봇대에 붙여진 연극단원 모집공고 포스터를 보고 ‘연극이 하고 싶어’ 극단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연극과 연을 맺었다.
“그때 같이 연극을 시작한 분들이 20여명 정도 됐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 저뿐입니다.(웃음) 그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 함께 모여 호흡하며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이 없었고 결혼 등의 문제로 모두 떠났어요.”
연극에 미치지 않고서는 오랫동안 할 수 없는 이유를 말했다. 정 대표는 20여 년 가까이 속초 굴렁쇠 극단에서 활동했다. 연극을 하면 할수록 한계를 느껴 2006년 ‘문화예술교육대학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공부하며 더욱 깊이 있는 연극을 배웠다.
정 대표는 이후 프리랜서 배우로 활동해 오며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그래서 2019년 뜻이 맞는 사람 5~6명과 의기투합해 극단을 창단했다. 데뷔 작품을 연습하면서 조금씩 단원이 늘어나 13명이 됐다. 그해 5월 속초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동백꽃>을 각색해 첫 무대에 올렸다. 이어 11월 두 번째 작품 <이름을 찾습니다>을 비롯해 2020년 <운수 좋은 날>, <어느 배우의 노래>, 2021년 <딸에게 보내는 편지> <신의 아그네스>를 공연했다.
하늘천땅지는 지난 4월 한국연극협회 ‘정식극단’으로 등록됐다. 1년에 2회 이상, 2년에 4회 이상 연극을 무대에 올려야 협회에 가입할 수 있다.
현재 단원은 3명 더 늘어 16명이 됐다. 올해는 속초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6월 속초문화회관에서 <Her Story>(김나영 원작·정경숙 연출)를 무대에 올렸다.
윤영은(39) 씨는 배우이자 핸드메이드 악세사리 크리에터 겸 강사다.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 연기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고 고등학교 특할부에서 연극을 시작했다.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모여 하나의 종합예술로 승화되는 것이 연극에 가장 큰 매력이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다양한 인생을 살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 11월에는 ‘낭독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배우들의 호흡과 감정을 넣기 때문에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이 있어 연극의 또 다른 맛을 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대표의 직업은 문화예술교육사로 학교 수업을 하는 강사다. 속초연극협회 수석 부지부장을 맡고 있다.
연극에 관심과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단원이 될 수 있다. <가입 문의 : 정경숙 대표 (010-3447-2794)>
성낙규 인턴기자
하늘천땅지 단원들이 지난 6월 속초문화예술회관에서 <Her Story> 공연 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왼쪽 세 번째가 정경숙 대표(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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