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새벽 속초시 상수도관 파열로 10시간 가까이 시내 전역에 수돗물이 끊기면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속초시의 신속한 응급 복구로 이날 야간에는 시내 전 지역에 수돗물이 정상 공급됐지만, 일부 가정에서는 수돗물에서 이물질과 돌가루 등이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해 했다.
더욱이 속초시에서 제한급수가 실시된 것은 지난 1995년 12월 이후 모두 7차례지만, 시내 전 지역에 단수 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지역사회의 혼란은 더 컸다.
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시53분경 시내 하수암거를 관통한 상수관로가 파손됐다.
이때 상수도사업소는 평상시 500톤이던 시간당 유출량(수돗물량)이 6,500톤으로 6,000톤 이상 증가하는 이상 현상을 감지했다.
이에 시는 오전 2시부터 정수장 정수지 밸브 조정으로 시간당 유출량을 6,500톤에서 2,000톤으로 줄인 뒤 전 직원을 투입해 누수 의심지역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누수 지점이 이상 현상을 감지한 지 8시간이 지난 13일 오전 10시가 돼서야 파악되면서 주민들은 때아닌 수돗물 유출량 조정·단수 조치에 큰 불편을 겪었다.
저수조가 있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그나마 큰 불편이 없었지만 일반 주택과 상가들은 9시간 넘게 물 공급이 중단되면서 식사를 빵과 컵라면으로 때우는가 하면, 영업을 중단하는 상가들도 속출했다.
속초지역 22개 유·초·중·고·특수학교 가운데 8개교는 이날 오전 수업만 실시했고 3개교는 재량휴업을 결정했다. 정상수업을 진행한 나머지 학교들도 정상 급식 대신 대체식(주먹밥·도시락)을 제공했다.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보통 수압에 의해 상수도관이 파열될 때는 수도관 안을 흐르던 물이 지상으로 흘러나와 누수 지점 확인이 가능한데 이번 경우는 누수된 물이 바로 지하의 하수도로 빠져나가 탐지에 애를 먹었다”며 “만약 누수된 물이 지상으로 흘러나왔으면 빠른 탐지로 신속한 복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수돗물 단수사태가 발생하자 이병선 시장을 본부장으로 재난대책안전본부를 꾸려 긴급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13일 오전 10시 누수 지점(엑스포 상징탑 인근)을 확인한 시는 오전 11시 우회 관로 개방(누수 지점 제외)을 통해 전 지역에 급수를 시작했으며, 15일 새벽에는 관 세척 후 누수 지역을 포함해 전 지역에 대한 수돗물 공급을 정상화했다.
이병선 시장은 지난 15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9월 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노후 상수도간 파열로 인해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수자원공사와 계속해서 상수도관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가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을 지원해 더 이상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가 지난 13일 오전 조양동 상수도관 파열 누수 지점에서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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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단수 조치에 도심 전역 혼란
수돗물 공급 후 한때 일부 가정서 이물질 발견
지난 13일 오전, 갑작스러운 속초 도심 전역 단수 조치에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민 A 씨는 SNS에 ‘속초 물 자립 도시가 물 고립 도시가 됐다’며 지난해 11월 물 자립 도시 선포 이후 10개월 만에 발생한 물난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는 지난해 11월 쌍천 지하댐 준공 현장에서 ‘물 자립 도시’ 완성을 선포한 바 있다.
이 주민은 또 “지금 (영업)오픈하고 바로 마감 준비를 해야 한다. 자영업 하는 우리 상인들은 예약 손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B 씨는 컵라면 사진을 올리고 ‘단수 때문에 초 간단 아침상. 암튼 오전 영업은 포기하고, 오후를 기대해 봅니다’라고 적었다.
주민 C 씨는 시청 홈페이지에 ‘이번 단수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이 있다. 이분들을 위한 실질적인 피해보상 방안을 신속히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들도 단수 조치에 아예 영업을 중단하거나 상인회에 “물이 언제쯤 공급되는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수돗물이 공급된 후에도 일부 가정에는 수돗물에서 이물질과 돌가루 등이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조양동의 한 주민은 “단수 조치 해제 이후 수돗물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싱크대 필터가 붉게 변하고, 샤워기 필터에도 조그만 돌가루들이 발견되는 등 식수로 사용해도 괜찮을지 불안하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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