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뭄·폭우·폭설 등의 다양한 기후 변화는 인구의 경제활동 증가,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등의 전 지구적 인구 활동의 증가로 인해 유발됐다. 기후변화 가속화에 따라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신 ‘기후위기’라는 용어를 통해 그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 위기 현상은 지구촌 곳곳에서 빈발하고 있고 기간시설 파괴,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경제 전반을 위협하고 있고 금융·보험에까지 충격을 주고 있다.
얼마 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은 연평균 강수량의 40%가 한꺼번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인해 차량과 주택, 도로가 침수되고 인명피해까지 났지만 배수시설 인프라는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각 지자체에서는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는 관광산업, 4차 산업단지 조성, 스마트한 도시 환경 조성, 도로와 건축물 조성 등의 분야에는 앞다퉈서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반면, 기후 위기 대응책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지자체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속초시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상습 침수구역인 아남프라자, 청학사거리, 청호동, 조양동 일대는 집중 호우가 내릴 때면 매번 침수피해가 있었다. 자연재해에 대한 예방책을 철저히 준비해왔다기보다는 피해가 발생하고 난 이후에야 복구 대책을 마련하기에 급급했다.
속초지역은 산지 및 지면의 급한 경사, 낙후된 원도심, 해안가 저지대 등 풍수해, 해안재난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속초시가 기후 위기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소홀히 한다면 지금까지 노력해서 만들어온 모든 인프라가 한순간에 파괴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기후 위기 시대에 대비해 우리 속초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속초시는 단순히 기상청의 예보내용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실정에 맞게 지형·지표 상태와 산업 분포, 교통, 인구이동 수 등 정보를 고려해 해당 날씨로 인한 잠재적인 영향과 피해 발생 가능성 등을 종합 진단하는‘재해 영향 예보’를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해 예방 및 복구 차원의 시설들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더욱 종합적인 접근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가령 변동성이 심한 극한 기상 상황에서는 단순히 비가 얼마나 내릴지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 이제는 예상 강수량을 근접하게 맞히는 것을 넘어 변동성이 심한 강수가 어느 시간대에 집중될지, 앞으로 내릴 비가 어떤 피해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하고 선제적 대피 안내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재난관리 특성상 모든 제반 활동은 지자체만의 역할이 아닌 사회구성원의 노력 정도에 따라 피해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시민 안전 거버넌스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다. 우리 속초시에는 속초시자원봉사센터, 자율방재단, 의용소방대, 대한적십자사 등의 단체가 있으나 속초시와의 실질적 협력 네트워크 구축은 다소 미흡한 실정이다. 속초시 시민 안전 거버넌스의 역할을 재난관리 단계인 예방, 대비, 대응, 복구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서로 중복된 역할이 많아 각 기관별 역할을 명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속초시 시민안전 거버넌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보공유 체계 구축, 교육 및 훈련 실시, 현장조치 행동 매뉴얼 개선 등을 통해 속초시와 시민단체 간 협력적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한 도시를 구축한다고 해도 자연재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시민의식과 지자체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때이다. 지자체에서 재해를 가볍게 여기면 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모두가 힘을 합쳐 닥쳐온 기후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속초시를 만들 때이다.
염하나
속초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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