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대학 창업보육센터가 최근 속초 입주업체에 창업보육센터 지정 반납을 이유로 올해 연말까지 퇴거를 요청해 입주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기업도 퇴거될 처지에 놓여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19년에 속초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A 기업에 따르면 경동대 창업보육센터는 최근 속초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기업들에 창업보육센터 지정 반납에 따른 퇴거 요청서를 보냈다.
경동대 창업보육센터는 입주기업들에 보낸 관련 공문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보육센터 지정을 반납할 예정이어서 입주기업은 오는 12월 31일까지 퇴거해 주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창업보육센터는 또 다른 공문에서 ‘입주기업들은 오는 12월 말까지 퇴거 계획을 세우고 오는 9월 16일까지 퇴거 신청서를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창업보육센터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나 사업화 능력이 미약한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작업장을 제공하고 경영지도 및 자금지원을 해주는 곳이다. 이곳에 입주한 업체는 입주부담금과 실비 수준의 공과금만 지급하면 보육센터 내의 각종 개발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창업을 준비하는 입주기업들에는 인큐베이터 같은 곳이다.
경동대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창업보육센터를 운영 중이며, 속초캠퍼스에는 현재 40여 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A 기업 B(59) 대표는 “입주기업들을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할 창업보육센터가 입주기업들에 아무런 설명도 없이 ‘입주기업 퇴거 요청’ 공문 한 장만 딸랑 보내고 올 연말까지 퇴거를 강요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B 대표는 이어 “창업보육센터가 퇴거 사유로 창업보육센터 지정 반납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20년간 아무 탈 없이 잘 운영해온 창업보육센터를 입주기업들에 아무런 설명 없이 지금 갑작스레 반납해야 하는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며 “아직 입주 계약기간이 1년 반 정도 남았는데 조기 퇴거를 요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 대표는 “창업보육센터가 지난 7월 입주해 입주한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된 업체까지 퇴거를 요청했다”며 “입주한 지 한 달 만에 퇴거를 요청할 거면 왜 굳이 입주 계약을 체결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B 대표는 “퇴거 기한인 올 연말까지는 이제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아 다른 사업장을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영세한 입주기업들로서는 자금 마련도 쉽지 않다”며 “영세한 입주기업들을 위해 경동대 창업보육센터는 퇴거 요청을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동대학 창업보육센터 관계자는 지난 1일 전화통화에서 “(자신도 퇴거 요청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위(센터장)에서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 관계자는 2일 연결한 전화통화에서도 “어제 (창업보육센터) 센터장과 통화를 했다. 저는 아는 바가 없어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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