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는 실향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수복기념탑이 있다. 한국전쟁 휴전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군정 때인 1954년 5월 10일 건립했다. 탑의 꼭대기에는 보따리를 든 어머니와 북녘 하늘을 가리키는 어린 아들이 손을 잡고 고향땅을 향하는 애절한 모자상이 세워져 있다. 현재의 수복탑은 1983년 4월 강풍에 파손돼 시민성금과 시비로 그해 다시 세운 것이다.
동해안 수복지구 주민들의 고통과 애환, 역사를 문학으로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6일 오후 3시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열리는 ‘문학으로 본 수복지구 이야기’ 심포지엄이다. 강원문화재단 전문예술단체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은 ‘수복지구 사회상의 문학적 수용’이라는 주제로 설악문화예술포럼(회장 이상국)이 주최·주관하고, 강원도와 강원문화재단이 후원한다.
엄경선 <설악신문> 전문기자가 <분단시대 동해안 수복지구 주민 수난 이야기>, 이경자 소설가가 <고향이 수복지구가 되었다>, 고형렬 시인이 <분단 70년, 동해 관동에서 보는 우리 시의 성취와 과제>, 최재도 극작가가 <수복지구에서의 실향민 삶을 그린 ‘분단희곡’>을 발제한다. 이어 박철 시인과 한상호 시인, 이선식 시인, 양용석 속초문화원 사무국장이 각각 발제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분단과 전쟁, 수복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수록한 심포지엄 자료집도 출간한다. 속초가 고향인 염무웅 문학평론가의 수복지역 문학에 관한 단상을 담은 ‘던져진 땅에서 살아내는 일’을 비롯해 이선국 시인의 수필 ‘창경바리 아바이’, 이경자 소설가의 단편소설 ‘언니를 놓치다’, 시인 10명의 시 3편씩이 각각 게재된다.
해방과 함께 38선이 그어지고 대한민국은 남북으로 분단됐다. 수복지구는 북위 38도 이북 지역 중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에 따라 대한민국에 편입된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을 말한다. 영북지역에서는 고성군과 속초시, 양양군 일부 지역이 해당한다.
이상국 설악문화예술포럼 회장은 “수복지구는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웠고 사상적으로 주시받을 수밖에 없었던 현실 속에서 주민들이 당한 고초나 애환은 전후 어느 지역보다도 극심했을 것”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정전 이후 7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과 사회상이 문학 속에 어떻게 수용되고 반영되었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실향의 아픔과 통일의 염원을 담은 속초 수복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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