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자~ 여기 집중해 주세요. 잠시 후 8시부터 청초호 주변 정화활동을 시작합니다. 2인 1조로 장갑과 쓰레기봉투를 받으시고 이동하면서 구석구석 깨끗하게 주워주세요. 담배꽁초가 많이 보입니다. 깨끗하게 합시다. 파이팅.”
온라인 봉사단체 ‘속초아끼기’ 박순옥(65, 닉네임 장미) 리더가 모인 회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달한다. 회원들은 곧 일사불란하게 짝을 이뤄 사방으로 흩어져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속초아끼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임을 별도로 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은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엑스포광장 타워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청초호변을 청소한다. 앞으로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속초사잇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속초아끼기’는 2,000년대 초반 다음카페를 통해 창단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회원회비와 일일찻집 운영 수입으로 반찬봉사, 물품지원, 집수리봉사, 의료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한때 회원이 5천여명이 넘었을 때도 있었다고 한다. 2006년에는 강원도자원봉사자대회에서 ‘강원도지사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오다가 2012년경 카페지기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모임이 흐지부지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박 리더가 2021년 다음 카페를 활성화하고 네이버 밴드도 개설해 회원들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누구든지 다음 카페와 네이버 밴드는 가입할 수 있지만 모임에 나오려면 실명, 나이, 지역을 정확히 공개해야 참여할 수 있어요.”
정명순(67, 망초꽃) 씨는 “성당에서 요양병원 반찬봉사자가 필요해 지원하면서 봉사와 연을 맺었다. 이후 지금까지 20여 년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봉사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담배꽁초 하나라도 줍고,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는 것도 봉사다”고 말했다.
박인환(54)·박미영(48) 부부와 딸 박별하(17) 양 가족도 모임에 참가했다. 박 씨 부부는 속초아끼기 봉사모임에서 만나 결혼해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아내가 봉사를 좋아한다고 해서 가입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하고 있고요. 특별한 재주가 없어 주로 심부름하고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웃음)” 부인 박 씨는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쓰레기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쓰레기 중 제일 많은 것은 ‘담배꽁초’. 금연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딸 별하 양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 따라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지금 속초여고에서도 학생회 등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봉사활동에 나왔다는 정춘화(54) 씨는 “아직 정식 가입은 하지 않았다. 검색을 통해 모임을 알고 오프라인 모임에 참가했고, 여기서 아는 지인들을 만나 반가웠다. 퇴직 후 봉사하는 삶을 살려고 계획했고 현재 방역 봉사활동과 장학 봉사활동 등도 하고 있다. 예전에는 화내는 일도 많았는데 봉사활동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차분해 것 같다”고 말했다.
‘속초아끼기’ 봉사모임은 밴드를 통해 회원에 가입할 수 있다.
성낙규 인턴기자 nk_2232@naver.com
속초아끼기 온라인봉사단체가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정례모임으로 청초호변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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