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까지 국내 수학여행 대표 관광지였던 설악동이 수학여행단의 급격한 감소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한 해 평균 300~400여개 학교의 수학여행단이 설악동을 찾았으나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해마다 감소하다 올해는 5개 학교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렇다 보니 설악동 현지에서는 “이제 설악동에서 수학여행 영업은 거의 끝났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설악동번영회는 수학여행단 대신 대회 선수단이나 전지훈련단 유치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설악동번영회에 따르면 올봄에 2년 1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수학여행이 재개되자 설악동번영회 등은 서울과 수도권 교육청 등에 협조공문을 보내며 수학여행단 유치에 적극 나섰으나 기대만큼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가을에 방문하는 5개 학교만 예약됐을 뿐 추가 예약은 없는 상태다. 설악동에 수학여행 유치 학교가 5개 학교에 그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는 것이 번영회 측의 설명이다.
엄산호 설악동번영회장은 “보통 가을에 수도권 등지의 학교들이 설악동으로 현지답사를 와 계약이 되는 경우도 있어 더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로 수학여행이 중단된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올해가 가장 최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번영회에 따르면 설악동이 대표 수학여행지로 각광을 받았던 90년대 중반만 해도 한해 2,000여개 학교가 설악동을 찾았으며, 수학여행단이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2000년 이후에도 한해 300~400개 학교가 방문했다.
하지만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5년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 사태,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단체관광이 제한을 받으면서 설악동을 찾는 수학여행단이 크게 감소하면서 1980년대 80개에 달하던 숙박업소도 영업난 등으로 크게 줄어들어 현재는 30여 개 업소만 영업을 하고 있다.
엄 회장은 “보통 이맘때면 숙박업주들이 가을철 수학여행단 유치를 위해 서울·수도권 등지의 학교를 대상으로 판촉 활동에 나섰으나, 올해는 대부분 포기하고 인터넷 예약 사이트를 통해 일반 관광객 유치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제 설악동에서 수학여행 영업은 거의 끝난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했다.
이에 설악동번영회는 앞으로 수학여행단보다는 전지훈련단 유치에 더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번영회는 수학여행단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설악동 숙박업소 시설들이 노후화돼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데다, 객실 정리 및 청소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해 고임금 시대 비용 부담 등으로 업주들이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고 했다.
엄산호 회장은 “설악동 숙박업소가 제11회 속초시장기 전국리틀야구 참가 선수단의 숙박 장소로 이용되면서 올여름 숙박업소는 물론 주변 상가 경기에 많은 도움이 된 만큼, 앞으로 수학여행단보다는 전치훈련단 유치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전지훈련단 유치를 위해 속초시가 설악동 인근에 더 많은 경기장을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설악동이 수학여행단의 급격한 감소로 전지훈련단 유치 등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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