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가 지난 6월 13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약 2개월 동안 속초면(面)과 읍(邑)의 역사를 자료조사를 통해 정리한 <속초읍사(束草邑史) 1차 조사본>을 발행했다.
속초시의 모체였던 속초면과 읍의 역사는 그동안 일제강점기와 공산치하, 양양군사(襄陽郡史) 편입이라는 시대적 여건과 고증자료 수집의 어려움 때문에 온전히 정리되지 못했다.
‘시정50년사’ 편찬에도 역대 속초면장과 속초읍장에 대한 자세한 역사가 기록되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속초시와 똑같은 시기에 시로 승격한 경기도 의정부시의 경우, 시사편찬을 할 때 양주군 의정부읍 당시 역대 읍장들의 면면을 소개한 것과 비교되곤 했다.
1942년~62년 역대 속초읍장
이번 <속초읍사(束草邑史) 1차 조사본>은 지난 1942년부터 1962년까지 속초읍장을 지냈던 면면을 시기별로 실었다.
일제강점기 초대 속초읍장은 박상희씨다. 그는 속초항 축조개발에 힘써 1937년 7월 1일 속초면 소재지가 대포리에서 속초리로 이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당시 도천면사무소는 현재 대포동에 있는 옛 대포항개발사업소 인근이었고, 속초면사무소는 현 동명동주민자치센터 인근에 자리했다. 당시 대포 십일회는 두 면의 중간인 부월리에 면사무소를 이전하자고 건의했었다고 한다. 1937년 양양~원산 간 동해북부선 철도가 개통됐고 1941년 속초역사(驛舍)가 준공되었다. 1942년 10월1일 속초읍으로 승격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읍장이었다. 초대 속초읍장이 된 이후에도 속초항 제2기 축항 확장사업과 경춘 철도 연장, 철광 반출, 명승 설악의 도로 개설, 온천 개굴공장 유치에 노력하는 등 속초발전의 초석을 닦았다.
제2대 속초읍장은 김주혁씨였다. 광복 후 북위38도 이북 속초읍 시절 소련 군정(공산치하) 초기의 속초읍장은 김남식씨였는데 그 이후 속초면으로 격하되었다. 1950년 6.25한국전쟁이 발발해 그해 10월1일 양양군이 제1차 수복되었고 미군정이 수복 직후 속초면장으로 이상봉씨를 임명했다. 1950년 10월 양양군 민정관으로 김진호씨가, 1951년 3월 27일 양양군이 2차 수복된 후에는 정주벽씨가 민정관으로 5개월 정도 근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당시 속초면에서 속초읍으로 복귀해 초대 양양군 민정관으로 박종승씨를 추대했다.
1953년 7월27일‘휴전협정’ 조인으로 양양군 전 지역이 수복되었다. 속초읍 청사가 53년 8월 18일 준공됐고 그해 10월 21일 양양군 7개 수복지역 읍면 민정관 선거가 실시돼 속초읍 민정관으로 김근식씨가 선임되었다. 11월 5일 속초 중앙시장이 준공됐고 12월 4일 속초~강릉 간 동해상사 버스가 1일 2회 운행했다. 54년 5월 10일 동명동 소재 수복탑이 건립되었다. 당시 이형근씨를 양양군 군정사령관으로 승인해 54년 7월4일부터 11월 17일까지 UN이 한국군 제1군단을 통해 4개월 동안 군정을 주도했다. 54년 11월 17일 수복지구 임시 행정조치법이 발효돼 읍장은 군수 내신으로 도지사가 임명했다. 제1대 읍장은 민정이양 후 첫 읍장에 임명된 김남룡씨였다. 55년 1월 4일 속초읍사무소가 화재로 전소됐다. 제2대 읍장은 이규환씨였다. 56년 8월 1일 KBS속초이동방송국이 개국했다. 제3대 읍장은 전성우씨였다. 56년 12월 31일 강원 도립 속초병원이 설립됐고, 58년 3월 5일 금호동 소재 읍 유지를 무상 불하해 북청도청이 건립되었다. 그해 11월 4일 동명동 시청 앞에 초대 읍장 박상희 송덕비가 건립되었다. 60년 4·19혁명 이후 제4대 읍장은 김종율씨로 당시 양양군수는 김원진씨였다.
김치룡 5대 속초읍장·시장 서리
1961년 5·16군사정변 이후 제5대 속초읍장은 김치룡씨였는데 당시 속초읍 번영회가 속초시제 실시 추진위원회로 발전했다. 속초시제 실시 추진위원회(위원장 김주혁 초대 양양군수)는 61년 8월 16일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에게 속초시제 실시 청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김형도 양양군수는 시제 실시에 반대했다고 한다. 결국 법률 제1176호(1962.11.21. 공포)에 의거해 속초읍이 63년 1월 1일자로 시로 승격하게 된다. 63년도 강원도 사령원부에 따르면 김치룡 당시 속초읍장은 62년 12월 31일부터 63년 2월 28일까지 속초시장 서리로 재직했다.
속초읍장 재직 때인 61년 12월 21일 학사평 자활정착사업 공로로 당시 정희섭 보건사회부장관 표창패를 받았고, 62년 2월 8일엔 그해 1월2일 풍랑으로 인한 해상사고에 기민하게 대처한 공로로 이용 강원도지사로부터 표창패를 받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속초시장 서리로 임명돼 2개월 동안 재직 후 63년 2월 28일자로 퇴임하면서 받은 이용 당시 강원도지사의 표창패 내용이다.
‘속초시장 서리로 재임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일소해 관기를 확립하고 말단 행정체제를 강화했으며 중앙시장을 비롯한 시내 하수도 공사 300여m, 소야천 제방공사 400m, 상수도시설 보수, 공설운동장 신설 등 허다한 건설공사와 난민 정착사업으로 주택122동을 신축해 논산 이주민 778명을 정착하게 해 25만평을 개간하도록 하고 자활정착사업으로 42동의 주택을 마련해 140명을 정착하게 해 12만5천평을 개간하게 하는 한편 가내수공업장을 신설해 직업안정을 도모하는 등 속초시의 발전과 주민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가 지대함으로 전 도민과 더불어 그 공적을 높이 찬양해 표창한다.’
속초시청 신관 5층 대회의실 벽에 초대 시장부터 21대 관선시장, 민선시장까지 역대 시장 사진이 붙어있다. 물론 2개월 속초시장 서리였지만 속초읍장으로 재직하면서 속초시 승격에 혁혁한 공을 세운 만큼 초대시장 앞에 명예롭게 자리해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속초읍사(束草邑史) 1차 조사본 인사말에서 “오는 2023년 <속초시 60년사> 편찬 때에는 별도의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우리 속초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진취적인 사관(史觀)을 정립해 정통성을 확립할 수 있는 <속초면?읍(面?邑)사>를 기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속초예총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속초읍사무소에서 동명동을 보고 찍은 1953년도 속초사진. 수복탑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고 미군부대 막사와 유류탱크가 해변에 적재돼 있다. 동명동 성당과 영랑동으로 가는 7번 국도변이 선명하며 너무나 아름다운 해변이 눈에 띈다.(사진제공 속초시립박물관)
속초고등학교 11회 졸업생들이 1965년 1월 24일 속초시청 앞 현대극장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나와 친구들과 기념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위 건물은 속초읍사무소이고 우측은 대한통운 건물. 사진 왼쪽부터 이홍섭, 이춘복, 김명덕, 이건선.(사진제공 이춘복)
김치룡 속초시장 서리가 63년 2월 28일자로 퇴임하면서 받은 강원도지사 표창패.(사진제공 김만영)
김치룡 속초시장 서리 임명(점선 부분)을 기록한 1963년 강원도 사령원부. 63년 2월 28일까지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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