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인데도 오징어가 전혀 잡히지 않으면서 올여름 속초에서 오징어를 거의 구경할 수 없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급당(20마리) 위판가격이 10만 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금(金)징어’로 불릴 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조업 초기만 해도 급당 4만 원~5만 원대에 위판됐었다.
이러자 어민들과 동명항 난전상인들은 비싼 오징어 가격에 자칫 피서지 바가지 요금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 앞으로 보름이나 20일 정도 조업 및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속초수협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근해 채낚기어업에 대한 금어기 해제로 지난 5월 1일부터 오징어 조업이 시작됐으나 최근 속초 연안은 물론 울릉도·독도 해상에서도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아 조업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고 있다.
조업 초기에는 어황이 그리 나쁜 편이 아니어서 어민들의 기대감이 컸지만, 지난달 초순에는 오징어가 거의 잡히지 않아 보름 넘게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 이후 꾸준히 조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워낙 오징어 어획량이 적어 조업을 하는 날보다 쉬는 날이 많을 정도로 올여름은 최악의 조업 부진 현상을 겪고 있다.
이달 들어 속초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7~8척의 소형 채낚기어선들이 어황 부진으로 지난 7일부터 3일째 조업에 나서지 못하면서 피서객들이 몰리는 피서성수기에도 동명항 난전상가들은 영업을 중단했다. 동명항 난전상가는 지난달 초순에도 조업 부진으로 20여 일 가까이 문을 열지 못했었다.
오징어 조업 부진으로 동명항 난전상가의 영업 중단 및 재개가 반복되면서 피서성수기를 맞아 난전상가를 찾은 피서객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동명항 난전상가를 찾은 김모(42, 경기 광명시) 씨는 “매년 여름철이면 여기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어 좋았는데 올해는 영업을 안 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지난달 초순 속초 앞바다에 나타난 해파리 떼로 자망 오징어 조업(그물을 이용하는 조업 방식) 또한 중단하면서 올여름은 오징어 먹기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예년에는 속초 앞바다의 조업이 부진하면 대형 채낚기어선(29톤 이상)들이 울릉도·독도 해상에서 잡은 오징어를 동명항 난전상가에 공급해 줬으나, 올여름은 이곳 해상에서마저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현재 조업을 중단하면서 오징어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형 채낚기어선들은 고유가 시대에 척당 1회차 평균 어획량이 20~30급 정도로 부진하자, 조업경비 부담에 조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오징어는 안 잡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피서객들이 비싸게 오징어를 먹을 수밖에 없어 자칫 바가지요금으로 오해할 수 있어, 상인들과 어민들이 자발적으로 영업과 조업 중단을 결정했다”며 “속초 앞바다는 물론 멀리 울릉도·독도해상에서도 오징어가 안 잡혀 올여름처럼 오징어가 없는 해는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지난 9일까지 오징어(활어) 어획량은 74톤으로 지난해 같은시기 164톤(8월 10일 기준)보다 54.8% 감소했다.
어획고도 13억3,000만원으로 지난해 20억5,000만원보다 7억2,000만원(35.1%)감소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오징어 조업 부진으로 동명항 난전상가가 지난 7일부터 영업을 중단해 피서철인데도 썰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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