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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귀환어부 진실규명 이야기<14>
납북 15일, 1년 6개월 수감에 평생 감시·사찰
등록날짜 [ 2022년08월01일 11시10분 ]

1972년 9월 7일에 이어 9월 15일 다시 속초항으로 납북어선 4척의 어부 93명이 돌아왔다.삼창호(속초항, 26명), 무진호(속초항, 23명), 대양호(주문진항,19명), 해성호(제주항, 25명)는 그해 8월 23일부터 30일까지 동해안에서 납북된 오징어잡이 어선들이다. 남북적십자회담 정국 영향으로 납북된 지 한 달도 안 되어 미귀환자 한 명도 없이 모두 무사히 조국의 품에 안겼다.
9월 15일 돌아온 어부 93명은 강릉으로 옮겨 구금되어 심문을 받았다. 8일 전인 9월 7일 이미 1백50명의 귀환어부들이 속초시청 회의실에 수용되어 심문을 받고 있어 수용·심문 장소를 강릉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같이 무진호를 타고 납북되었다가 돌아온 선원 속초 장사동 최○○씨는 2008년 3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귀환 후 가혹행위와 구타를 심하게 당했다고 말했다.  
 “돌아온 최씨는 다른 귀환선원과 함께 차에 실려 강릉의 어느 체육관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20일 동안 그는 인간으로서는 차마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어느 기관인지 잘 알 수 없지만, 북에서의 행선지와 발언내용, 지령 수령여부 등을 캐내는 가혹한 심문이 이어졌다. 구타와 폭행은 물론이고, 가슴에는 전기고문이 가해졌다.
특히 무릎을 꿇게 하고, 양쪽 무릎 안쪽에 굵은 나무 막대기를 집어넣고 두 사람이 동시에 짓밟았다. 까무라치고, 다리가 마비되어 걷지 못하면 질질 끌고 가고. 하루에도 서너 번씩 실신하고 깨어나면 다시 심문하고. 이야기가 다시 안 풀린다 싶으면 무자비한 구타와 고문이 다시 이어졌다. 특히 최씨는 바로 몇 년 전에 아버지가 납북되었다 돌아왔기에 더 많은 추궁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인간의 한계상황을 넘나드는 시간을 보내고서야 최씨는 풀려나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설악신문 2008년 3월 10일자(847호) ‘납북피해자이야기1- 속초시 장사동 최씨’>

무진호 선장 손씨의 부인 최○○씨는 남편이 돌아온 지 사흘 만에 어린 애들을 데리고 강릉으로 남편을 만나러 갔다. 손씨는 경찰서가 아니라 어디 개인집 같은 곳에 수용되어 있었다. 직접 면회가 안 되어 언덕 위에서 내려다봤는데, 마침 애들 아버지가 보였다. 초등학교 다니는 큰 애가 아빠를 보고 부르자, “애들 데리고 빨리 가라”고 했다. 말도 제대로 건네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손씨는 이후 속초경찰서로 왔다가 강릉교도소를 거쳐 1심 판결 이후 대전교도소에 수감되어 복역했다.
검찰은 무진호 선장 손씨와 기관장 옥○○씨, 1968년에 이어 두 번째 납북피해를 입은 김○○씨를 구속 기소하고 재판에 회부했다. 선장 손씨는 항소 이유서를 통해 “선원들과 공모하여 어로저지선을 월경한 사실이 없고 단지 어로작업 후 귀항길에 북의 경비정에 의하여 강제납북된 사실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춘천지방법원 항소심에서는 선장 손씨와 두 번 납북된 김씨의 항소를 기각해 두 사람은 반공법과 수산업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국가보안법 위반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출소 후 귀가도 쉽지 않았다. 속초경찰서에서 차비 절반을 대어 줄 테니 가족이 가서 신원보증을 서고 데려오라고 했다. 부인 최씨는 다른 납북어부 가족과 함께 대전을 다녀왔다. 강릉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다시 밤 기차를 타고 조치원까지 가서 아침이 되어 대전까지 다시 버스를 타고 갔다. 오전에 대전경찰서에 도착해 신고를 하고는 교도소로 가서 남편을 데려올 수 있었다. 
손씨는 수감 중에 혈압으로 쓰러져 몸 오른편으로 마비가 왔다. 납북되기 전에는 풍채가 좋았는데, 출소 후 집에 돌아와서는 계속 앓았다. 늘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기색을 보였고, 사람 만나는 것도 꺼려했다. 술을 계속 마셔 간경화가 왔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형사들이 집에 찾아와 손씨와 가족 동태를 살피고 갔다. 파출소에도 수시로 다녀와야 했다. 
손씨는 36세에 납북되었다가 돌아와 56세에 작고했다. 남북적십자 1차 본회담이 평양에서 열리던 1972년 8월 30일 납북되었다가 9월 13일 제2차 적십자 본회담이 서울에서 개최된 지 이틀 후인 9월 15일에 속초로 귀환했다. 북에 납북 억류된 기간은 단 15일. 강제 납북 피해도 억울한데 손씨는 단 15일의 납북으로 1년 6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하고 다시 죽을 때까지 평생 사찰과 감시의 고통을 받아야만 했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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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보부(안기부) 지휘로 납북귀환어부 탄압”   
진실화해위 밝혀…선원 982명 대상 직권조사 중
 

지난 2월 23일 2기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직권조사 개시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금 진실화해위원회에서는 1965년부터 1972년 사이에 주로 동해안에서 북에 납북되었다가 속초항이나 거진항으로 귀환한 어선 109척의 선원 982명를 대상으로 직권조사가 개시되어 진행 중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직권조사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7쪽에 달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여기에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사전 조사를 통해 밝혀진 납북귀환어부 국가폭력의 실상에 대해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그 내용을 일부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납북귀환어부들은 귀환 직후 외부와 단절된 채 합동심문반에 의해 심문을 받았다. 합동심문반은 각 지방경찰서에서 차출한 합동심문요원, 치안국 심문반, 군 및 중앙정보부 수사관으로 구성되었으며, 합동심문은 일주일에서 한 달여간 계속되었다. 
합동심문이 끝난 후, 납북귀환어부들은 선적지 관할 경찰서로 신병이 인계된 후 중앙정보부의 조정지시에 따라 구속여부가 결정되었다. 어부들은 영장 없이 구금되어 구속 여부가 결정되어 집행되기 전까지 불법적인 수사를 받았다. 
관할 검찰청은 거의 모든 선원들을 반공법 제4조 제1항(찬양고무), 제6조 제1항(탈출) 및 국가보안법 제5조 제2항(금품수수), 수산업법 제15조(어업제한조건) 위반으로 기소하였다. 법원은 반공법상 탈출죄 및 수산업법 위반에 대해서는 벌금 또는 실형을 선고하였다. 아울러 반공법상 찬양고무 및 국가보안법 상 금품수수의 점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하기도 하고, 때로는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해 강요된 행위라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기도 하였다. 
어부들과 가족들은 형사처벌을 받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사기관으로부터 내사를 받았다. 수사기관에서는 납북귀환어부평가심사위원회를 열어 정기적으로 심사한 후 위해도에 따라 납북귀환어부를 A, B, C 등급으로 구분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하였다. 국가안전기획부 역시 납북귀환어부에 대해 A급은 월 2회, B급은 월 1회 소재지 및 동향 파악을, C급의 경우 간접동향수집을 하도록 하고, 귀가 후 1년에 한 번 씩 특별소집 반공교육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대검찰청은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국가안전기획부의 관리대책을 첨부하여 납북어선의 선장, 기관장, 통신장 등 책임선원을 형사 입건하여 처벌할 때는 특별히 정상 참작할 사유가 없는 한 3년 이상의 중형을 구형하고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일선 검찰에 지시하였다. 
납북귀환어부 주소지 소재 경찰서에서는 귀환 당시 수사담당 검찰청에 ‘납북귀환어부 등 가족실태’를 조사해 보고하였다. 이 실태조사표에는 가족사항, 생활수준, 생계유지방법 등이 실려있고, 선원별 등급을 갑, 을, 병으로 구분하여 보고하였다. 
납북귀환어부들은 귀환 직후 형사처벌을 받은 것 외에 수년이 지난 후 국가보안법, 반공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처벌받기도 하였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강원도 납북귀환어부피해자들이 지난 3월 2일 강원도청에서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과 최문순 당시 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방안에 대해 함께 논의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앞서 2월에 1964년부터 1972년 사이 동해안에서 발생한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피해자 982명에 대해 대규모 직권조사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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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창성호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조사 개시 
진실화해위, 직권조사 대상에 포함 안 돼 별도로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6월 21일 창성호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사건에 대해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속초 고 유○○와 고 전○○, 고 양○○는 1964년 11월 8일 창성호를 타고 속초항을 떠나 명태잡이 조업 중 납북되어 그해 11월 27일 귀환해 연행되어 구속영장도 없이 군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12월 8일 경찰에 신병인계되어 조사를 받았다. 실제 구속영장은 12월 11일에 발부되어 집행된 사실이 확인되어 불법 구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진실화해위는 창성호와 거의 같은 시기에 납북귀환한 명천호 함○○사건도 함께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 
 두 사건은 모두 1964년에 납북귀환한 사건으로 지난 2월 23일 진실화해위원회의 납북귀환어부사건 직권조사 대상(1965년~1972년 납북귀환)에 포함되지 않은 사건이기에 별도의 조사개시를 결정했다. 1965년부터 1972년까지 발생한 납북귀환어부사건이 아닌 경우에는 직권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기에 피해자와 가족의 진실규명 신청이 반드시 필요하다.                  

엄경선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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