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와 가로등, 신호등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인도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아무리 인근 아파트 시공업체에서 설치했어도 도로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시는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는지 납득이 안 갑니다.”
지난 20일 오전, 조양동 청대리마을 진입도로에서 만난 주민 A 씨는 최근 설치된 횡단보도를 가리키며 불만을 쏟아냈다.
A 씨는 “전봇대와 가로등, 신호등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 인도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해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문제의 횡단보도가 설치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횡단보도는 속초2아아파크아파트 103동과 104동 건물 뒤 기존 청대리마을 진입도로에 설치돼 있다.
A 씨는 아이파크아파트 시공업체가 아파트 진입도로를 개설하고 시에 기부채납하는 과정에서 청대리마을 기존 진입도로를 정비하면서 문제의 위치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확인 결과, 횡단보도가 설치된 인도(아이파크 맞은편)에는 전봇대 2개와 가로등 1개, 신호등 1개가 나란히 일렬로 세워져 있어 보행자가 이용하기에는 불편해 보였다. 더욱이 횡단보도의 아이파크아파트 쪽은 경계턱이 낮춰져 있으나 맞은편 마을 쪽은 경계턱이 그대로 있어 장애인과 어린이 등 보행약자가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여기서 30여m 떨어진 104동 어린이놀이터 앞 청대리마을 진입도로 횡단보도도 전봇대 2개가 나란히 심어져 있는 인도(마을 쪽) 앞에 설치된 데다, 보행약자를 위해 횡단보도 경계턱을 낮추지 않아, 아이파크 시공업체가 아파트 입주민들의 편의만 고려해 설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문제의 횡단보도 인도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관리가 시급해 보였다.
A 씨는 “이런 시설물이 어떻게 속초시의 교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설치 이후에도 문제가 있는데 왜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시는 “청대리마을 위쪽 횡단보도는 아이파크아파트 입주민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설치된 것”이라며 “과속방지턱에 위에 설치된 104동 어린이놀이터 바로 앞 횡단보도는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설치된 건지, 아니면 과속방지턱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시는 이어 “문제의 횡단보도 모두 아파트 시공업체가 기존 청대리마을 진입도로 정비 차원에서 시설한 시설물이지 당초 기부채납 대상에 포함된 시설물은 아니다”며 “현장 확인을 거쳐 횡단보도 인도에 설치된 가로등과 전봇대, 신호등 등의 시설물들은 해당 기관에 이설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신호동, 가로등, 전봇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 청대리마을 진입도로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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