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이익’ 바람을 뚫고 힘차게 날아간 화살이 과녁에 꽂혔다. 화살이 과녁에 꽂히는 통쾌한 소리는 활을 당기며 긴장했던 스트레스를 날렸다. 국궁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스포츠로 활시위 중에는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로 침묵한다. 더군다나 무기인 활로 승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상호간 예의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대표적 신사 스포츠 중 하나다. 국궁은 예로부터 육예(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 중 하나인 사(射)로, ‘궁술(弓術)’을 통해 선조들의 선비정신을 계승해 왔다.
고성군 ‘금강정’(회장 신중철) 동호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무예 중 하나인 국궁의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금강정은 2021년 2월, 7명의 회원들로 창단해 현재는 30~70대 33명이 활동하고 있다. 초대 회원들이 고성군을 대표하는 명산인 금강산의 정기를 이어받는 의미에서 이름도 ‘금강정’으로 지었다. 금강정은 고성군 ‘토성공설운동장’에서 매주 일요일 정기적인 모임을 열고 평일에는 회원들이 저마다 연습을 한다. 초보자는 동호회에서 보유 중인 활과 화살을 빌려 연습을 하면 된다. 그동안 코로나로 연습을 하지 못하다 지금은 매주 주말모임을 갖고 활을 쏘고 있다.
고성 토박이인 신중철 회장은 “토성공설운동장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규격을 갖추지 못해 대한궁도협회에 정식 등록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속히 협회에 등록해 회원들이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고성군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궁도 5단인 김동래(50대, 인흥리) 회원은 “국궁은 특별한 기술보다는 몸에 균형과 꾸준한 습사로 감각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활을 당기는 힘을 궁력이라 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이 아니어서 초보자는 힘이 좋더라도 활을 당기는 것이 어렵다. 2주 정도 꾸준히 당기는 연습을 하면서 서서히 비거리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궁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고 특히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기능 향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정신 수양에 국궁보다 좋은 스포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궁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금강정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한다. 초보자는 김동래 회원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 준다. 별도 레슨비는 없다. 가입은 전화(김동래 010-5910-2309)로 문의하면 된다.
성낙규 인턴기자(nk_2232@naver.com)
금강정 동호회 회원들이 연습 전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공상훈, 정을선, 안철종, 김병남, 신중철, 탁경일, 김동래, 용광열, 엄항석, 전경숙, 위경영, 길형원, 최경시, 이상삼 회원.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