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상도문 마을 깊숙한 곳에 오직 ‘커피의 맛’으로 승부를 건 ‘오씨브루잉커피’(대표 오현정) 카페가 지난달 16일 오픈했다. 이곳 마당에는 대략 100여 살 먹은 오래된 벚나무가 자리를 틀고 있고, 잔디가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다. 마당 끝 주변으로는 감나무, 잣나무 등이 서 있고 온통 논과 밭 그리고 고느적한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그냥 ‘멍 때리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오 대표는 국내외 바리스타 자격증과 감독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커피학원에서 커피를 가르치며 카페를 운영하는 등 한마디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바리스타다.
이 카페는 오직 브루잉(핸드드립) 커피만을 고집하며 오 대표의 손맛을 더한다. 취재 중 내어 준 에티오피아 원두커피에서는 미디엄의 산미와 씁쓰름한 탄 맛 그리고 끝에는 상큼한 과일맛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느꼈다.
메뉴는 은은한 과일향과 약간의 산미를 느낄 수 있는 ‘에티오피아 예가체프G2 코체레’, 산미가 풍부하고 균형감각이 뛰어난 ‘스페셜티 원두 에티오피아 카욘 마운틴 허니구지 G1’, ‘디카페인 원두’ 등이 있다. 여기에 브루잉 사케라떼, 라떼, 카푸치노, 아인슈페너, 디카페인 브루잉커피 등 부드운 맛과 커피향을 만끽하며 마실 수 있는 메뉴가 있다. 디저트로는 초코, 치즈, 오레오, 말차 테린느를 판매하고 있다.
오 대표는 속초가 고향으로 속초여고를 졸업하고 춘천 한림대학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4~5년 간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결혼 후 자녀교육을 위해 의정부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유치원 교사를 하고 있을 때 목사이면서 카페와 커피 학원을 동시에 운영하고 국내는 물론 유럽의 바리스타 및 감독관 자격을 보유한 유능한 스승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커피를 배우게 됐다.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 후 강사로 활동하던 오 대표는 커피스승의 권유로 카페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커피 맛은 참 신기해요. 분쇄방법, 원두와 물의 양에 따라 또 달라져요. 흔히들 기분과 장소에 따라 그리고 어떤 사람과 마시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 커피를 언제나 동일한 향미를 느끼며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였어요.” ‘오씨브루잉’만의 커피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했다.
오 대표는 아이들이 성장하자 친정인 속초로 이주할 계획을 세웠다. 속초를 방문할 때마다 유명 카페와 커피 전문점을 찾아다녔다. 본인의 커피와 비교하며 벤치마킹했다.
“바닷가나 호수를 낀 좋은 장소는 이미 천정부지로 가격이 올라 언감생심이었어요. ‘기회는 찾아 온다’고 상도문 마을 뒤쪽에 맘에 드는 장소를 발견했어요. 100여 년 된 벚나무가 집과 마당을 안고 있어 첫눈에 맘에 들었어요. 구입 후 1년 가까이 집을 지었습니다.”
‘오씨브루잉’은 오직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하루 8팀만 방문할 수 있어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예약은 ‘오씨브루잉커피’로 검색 후 시간을 선택하면 된다. 성낙규 인턴기자
오씨브루잉 카페 주방 안에서 오현정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씨브루잉 카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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