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 동서고속철과 핌피현상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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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날짜 [ 2016년08월15일 13시45분 ]

30년 숙원사업이 지난 7월11일 확정되었다.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마침내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확정된 것이다. 지역민 우리 모두 얼마나 바라던 일인가? 시내 곳곳에 걸린 수많은 현수막이 보여주듯 그야말로 우리 지역 최대선물임에 틀림없다.
번영회를 중심으로 여섯 차례 원정 집회에 쏟은 간절한 열망과 단합된 시민의지의 결실이다. 오랜 세월 흐지부지 대선공약을 결심으로 이끌어낸 지역구 국회의원의 정치적 역량의 입증이며, 지자체와 사회단체가 결집 분투한 결과이다. 수고한 분들과 우리 모두에게 자축의 박수를 보낸다.
이제 지역민의 관심은 사업 확정에 따른 벅찬 감격이 잔잔해 지면서, 조기완공의 바람과 함께 고속철개통 이후의 변화를 상상한다. 수도권 접근성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 그리고 지역균형발전의 청사진을 그려본다.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로 묶는 유라시아, 이로써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출발지로 쓰임받기를 기대한다. 자유평화통일의 그 날이 오면, 세계 모든 나라 수도가 동쪽에 있으니 설악권이 통일 대한민국의 수도로 부상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벌써부터 부동산이 들썩거리고 있다. 종착역인 속초역사의 예상위치를 놓고 신문을 비롯한 인터넷 언론에서 소문이 무성하다. 속초 어디, 심지어는 고성이나 양양의 어디가 적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소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증할 것이다. 사회단체 모임에선 “이젠 싸울 일만 남았다”는 말도 나왔다.
이른바 핌피(PIMFY : 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이다. 님비(NIMBY : Not In My Back Yard)의 반대말이다. 님비가 쓰레기 매립장 같은 혐오시설은 아무리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도 절대로 내 집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대로, 핌피는 수익성 시설은 무조건 내 집 앞마당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극도의 이중적인 지역이기주의이다.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가 혹여 이러한 핌피현상에 내몰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름에서 명시된 것처럼 당연히 속초가 종착역이지만, 실시설계과정에서 어떠한 이유로 고성 양양이 후보지로 거론된다면 볼썽사나운 지역이기주의 핌피현상에 휘말리는 싸움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선제적으로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만일에 고성과 양양군이 동서고속화철도의 종착역 적지로 주장한다면, 그러한 주장에 앞서 필자가 일찍이 기고한 것처럼 설악시로 먼저 시·군 통합을 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서울~설악 동서고속화철도가 될 것이고, 누구도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역겨운 지역이기주의 표출로 앞에서 열거한 비전과 기회 모두를 잃을 수도 있다.
필자는 님비와 핌피의 결합 방정식에 동의한다. 수학에서 방정식은 변수를 포함하는 등식에서, 변수의 값에 따라 참과 거짓이 되는 식이다. 동서고속철 확정에 두 가지 변수가 있다. 핌피와 통합이다. 종착역은 원하면서 시·군 통합은 반대한다면 방정식은 참이 아니고 거짓의 결과만 남는다.
설악권 시·군 통합 시도가 있은 지도 20년이 넘었다. 동서고속화철도 만큼이나 오랜 세월이 지났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인구는 감소하고 경쟁력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4.13, 20대 총선 때 고성은 양구 인제와, 속초 양양은 홍천과 선거구가 통합될 뻔 했다. 설악권이 통합되면 두 번 다시 ‘시루떡 선거구’ 논란도 없을 것이다. 이것이 통합의 시너지효과이다. 공공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갈등이 OECD 평균수준으로 낮아지면 GDP가 27% 급증한다고 한다. 이기주의와 욕심은 몰락이다.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확정에 설악시로 통합까지 되면 그것이 윈윈이고, 항상 참값인 지역균형발전의 항등식이 될 것이다.
최철재
경동대 교수 ·이학박사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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