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동번영회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설악동 B·C지구 숙박단지에 장기간 폐허로 방치돼 있는 숙박업소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이달 들어 단체관광객을 비롯한 숙박업소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숙박 단지 주위에 폐허로 방치된 숙박업소들에 대한 관광객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어, 관광 경기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설악동 C지구 숙박단지. 현재 영업 중인 숙박업소들 사이로 한눈에 봐도 폐허 상태인 숙박업소들이 군데군데 눈에 들어왔다.
설악여행자쉼터 입구의 한 숙박업소는 건물 대부분이 무성한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가려져 숙박업소 건물인지 분간이 안 갔다. 업소 건물 외부에 세워진 붉게 녹슨 입간판을 보고서야 모텔 건물인지를 알 수 있었다.
바로 옆 부지에도 무성한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건물 대부분이 가려진 숙박업소가 있었다. 이 업소는 지붕이 대부분 뜯겨 나가 장기간 폐허로 방치된 듯했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숙박업소는 현관 출입문이 자물쇠로 굳게 잠겨진 채 마당 입구에는 각종 생활폐기물들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설악여행자쉼터 위쪽에 장기간 폐허로 방치돼 있는 숙박업소 건물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한 주민은 “숙박업소가 장기간 방치되다 보니 인근 주민들이 이곳에 각종 쓰레기까지 버려 생활환경이 나빠져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설악동번영회가 폐허로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숙박업소 처리에 발 벗고 나섰다. 번영회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현재 영업 중인 30여 개 숙박업소 가운데 일부 업소는 객실 내부의 오래된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건물 외벽을 도색하고 있다. 따라서 조만간 이 일대 주민과 상인들의 동의를 받아 속초시에 장기 방치 숙박업소 건물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오는 23일에는 김진태 도지사 당선인에게도 대안 마련을 건의하기로 했다.
번영회는 장기간 영업하지 않고 폐허로 방치되고 있는 숙박업소가 B·C지구에 15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엄산호 번영회장은 “이달 들어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주위에 폐허로 방치된 숙박업소들로 인한 투숙객들의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며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지붕 조각들이 날려 위험하지만 개인 소유 건물이어서 맘대로 손을 댈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2~3년 전에도 속초시에서 해당 건물 소유주들에게 안전사고 위험을 이유로 건물을 수리할 것을 요구해 일부 소유주들이 건물을 수리한 적이 있다”며 “현재 영업 중인 업소들이 더 이상 주위의 장기 방치 업소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관계기관에서 관심과 노력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엄 번영회장은 “장기 방치 숙박업소들의 소유주는 경매로 건물을 매입한 외지인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은 설악동 경기 활성화보다는 고도 제한 완화를 통한 재산 이익 증대에만 관심이 더 있는 것 같아, 우리 번영회도 이들의 고도 제한 완화(지상 10층) 요구에 더 이상 동의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설악동의 한 주민이 지난 16일 장기간 폐허로 방치되고 있는 숙박업소 건물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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