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속초시장 선거에서 도심 난개발이 최대 선거 쟁점으로 거론된 가운데 거대한 회색 콘크리트 건물들이 속속 건축되면서 동명항과 수복탑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지역사회가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공사 현장의 소음도 문제지만, 건물들이 점점 더 높이 올라가면서 동명항과 수복탑에서 설악산이나 주변의 조망이 더 어렵게 됐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몇 년 전 개발 후유증으로 장기간 폐가로 방치되던 빈집들이 아파트 건축 등으로 대부분 정비돼 속이 시원하다”며 대형건축물 건립이 싫지 않다는 반응을 나타내는 주민들도 있다.
■수복탑·동명항 대형건축물 건립 잇따라=지난 8일 오전 동명동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 디오션자이 아파트 공사현장. 준공이 1년도 안 남아서인지 건물이 제법 높이 올라가 있었다. 아래층 상가 건물을 포함해 15층 높이까지 건물이 올라가면서 9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속초감리교회가 가려져 수복탑 쪽에서는 볼 수 없었다. 영금정 입구 쪽으로 100여m 이동해야 언덕 위에 위치한 감리교회가 눈에 들어왔다.
이 아파트는 최고층 43층의 3개동 454세대 규모로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인근 수복로에서는 롯데건설이 아파트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아파트는 29층 8개동 568세대 규모로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40% 정도로 수복탑에서 봐도 건물이 상당 높이 올라와 설악산 조망은커녕 답답한 느낌을 줬다.
동명동주민센터 앞 영금정 입구에도 지상 27층의 생활형숙박시설 건축공사가 한창으로 상당 높이까지 건물이 올라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현재 이 건축물의 공정률은 50~60%이다.
수복탑 바로 앞 옛 동명새마을금고 부지에도 43층 3개동 546세대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 공사를 추진 중이며, 바로 옆 부지에도 지상 29층 생활형숙박시설 건축공사가 예정돼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수복탑 주변의 대형건축물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사실상 동명항과 수복공원은 대형건축물에 병풍처럼 둘러싸이게 된다.
동명동성당 주변에 내걸린 ‘초고층 건물이 들어선다는 현실에 숨이 막히고 피눈물이 납니다’, ‘초고층 아파트는 정답이 아닙니다’ 등의 현수막이 이를 대변해주듯 보였다. 동명동성당 신도들은 6년째 성당 앞에 추진 중인 초고층 건축물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성당 신도들의 반대로 수복탑 주변에서는 유일하게 이곳만 예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건축물 건립 놓고 찬·반 의견=수복탑 주변에서 진행 중인 대형건축물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공사가 진행되면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 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어 왔다”며 “특히 건물이 점점 올라가면서 마을 어디에서나 바다와 설악산을 조망할 수 있었던 예전의 모습이 대부분 사라지고 답답한 느낌만 들어 매우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수복탑 주변을 자주 찾는다는 한 주민은 “얼마 전까지 이곳에 방치된 폐가들을 볼 때는 각종 사고위험에 불안했다”며 “하지만 대형건축물 건립으로 말끔히 정비돼 다행”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대형건축물의 경우 야간에 멀리서 보면 그나마 괜찮지만, 주간에 가까이서 보면 거대한 장벽이 서 있는 것처럼 보여 다소 아쉽다”며 “법 테두리 내에서 건축행정을 하다 보니 이처럼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속초시 동명동 수복탑 주위에 대형 건축물들이 잇따라 건립되면서 주민들이 답답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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