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따라 서울에서 속초로 온 지가 12년 됐네요.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장사를 했지만 시장장사라는 게 힘에 부치더라구요.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때론 호객행위도 해야 하는 것이 나의 성격과 맞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한평생 요리를 했고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요리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남편과 함께 조용한 주택가에 나만의 식당을 열게 됐어요.”
음식점 ‘다온’은 속초시 교동 삼호아파트 아래 한적한 주택가에 있다. 김경순(63) 대표는 남편과 함께 속초관광수산시장에서 ‘명태네강정’을 운영하다 아들에게 물려주고 지난 4월 ‘다온’을 열었다.
이곳은 밀면과 구절판을 주메뉴로 김치찌개, 섞어찌개, 육개장, 닭갈비, 삼겹살, 수육 등 각종 식사류와 고기류를 단품과 세트로 내놓고 있다.
식당은 기존에 물품을 보관하던 1층을 리모델링했다. 내부로 들어가면 먼저 오른쪽에 작은 PDR(프라이빗 다이닝 룸, 테이블 2개 규모)이 눈에 들어온다. 10여명 안팎의 작은 모임에 적합해 보였다. 더 안쪽에는 2개의 작은 홀이 있고, 각각 4개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소규모 단위로 식사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김 대표는 명태사업을 하면서 서울, 부산 등 전국에 납품을 많이 다녔다고 한다. 이때 부산 밀면을 접하게 되면서 밀면 사랑이 시작됐다. 부산에 가면 꼭 먹었고, 또 먹고 싶어 부산을 방문하기고 했다. 자신이 밀면에 빠졌듯이 속초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음식이 될 것이라고 밀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밀면과 함께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던 궁중음식 ‘구절판’을 추천한다. 어릴 적부터 즐겨 먹었던 요리로 어머니에게 요리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다. 고기를 중심으로 버섯, 호박, 당근, 달걀지단, 오이 등 8색의 재료가 잘 어울려 나온다. 소화가 잘되는 메밀전 위에 고기와 채소를 올려 싸서 먹는데, 고기의 담백함과 여러 채소에서 나오는 향과 아삭한 식감이 매우 뛰어나다.
구절판 요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채소는 당일만 사용해 일찍 소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뉴를 선택할 때 착한가격에 흐뭇하고 먹은 후에는 맛에 감탄한다.
다온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이다. 위치는 속초시 밤골 3길 18. <문의 : 033-635-0999> 성낙규 인턴기자
다온의 구절판요리, 소스, 밀면, 메밀전.
김경순 대표가 다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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