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이 본격화되면서 동명항이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근해 채낚기어업에 대한 금어기가 지난 1일부터 사실상 풀렸지만, 예년에 비해 오징어 조업이 보름 정도 늦어지면서 다소 한산하던 동명항 위판장과 난전상가가 24일 첫 위판 이후 활어 구매 상인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5시 40분 동명항. 이른 새벽 시간이지만 위판이 진행될 동명항 물양장에는 울릉도에서 3박 4일간의 조업을 마치고 귀항한 대형 채낚기어선 2척이 정박해 오전 6시에 시작되는 위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원들은 곧 있을 위판에 대비해 뜰채로 선박 수족관에 담겨 있는 오징어의 상태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한 선원은 “사실 오랜 시간 바다에서 조업하느라 피곤하지만 위판을 기다리는 이 시간이 가장 긴장된다”며 “기왕이면 좋은 가격에 판매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협 관계자는 이날 장흥호·길영호의 위판 물량이 900여 급(급당 20마리)에 달한다고 했다.
위판이 진행되는 물양장에는 위판이 끝난 오징어를 싣고갈 활어수송차량과 인근 난전상인들이 가져온 손수레 등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전 6시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상인들과 어민들이 하나둘 첫 번째로 위판이 진행되는 창흥호 주위로 몰려들었다.
상인들과 어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입찰가격을 상의한 뒤 경매 용지에 입찰가격을 적어 수협 경매인에게 넘겨줬다.
창흥호 위판가격은 활어의 경우 5만원~5만5,500원, 선어는 4만1,800원~4만3,200원에 책정됐다.
이어 진행된 길영호의 위판에서는 활어는 5만원~6만원, 선어는 4만1,000원에 거래됐다.
위판이 끝나자 인근 난전상가의 상인들은 오징어를 손수레에 실어 수족관으로 옮겼다. 전날까지 난전상가에서 오징어 3마리가 2만원에 판매됐다.
한 난전상인은 “아직 오징어 조업 초기여서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업 소식을 듣고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오고 있다”며 “오징어 판매가격은 위판 물량에 따라 그때그때 다르다”라고 했다.
올해 금어기 후 첫 위판이 이뤄진 지난 24일에는 어선 1척이 위판에 참여해 380여 급의 오징어를 활어는 6만원~7만4,000원, 선어는 4만8,000원~5만1,000원에 판매했다.
수협은 현재 5~6척의 어선이 울릉도 근해에서 2박3일 또는 3박4일 일정으로 조업 중이라며 연근해에는 아직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10톤 미만 소형 채낚기어선들이 조업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5월 중순부터 소형 채낚기어선들이 연근해로 조업에 나서는 등 오징어 조업이 초기부터 활기를 띠었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조업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며 “수온이 올라가는 6월부터는 조업이 다소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지난 26일 오전 동명항 오징어 위판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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