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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칼럼니스트 황영철의 맛집순례 <131> / 양양 <해오름아구찜>
바다의 것 ‘아귀찜’을 시골들판서 맛보다니
등록날짜 [ 2016년08월01일 13시24분 ]

세상의 어느 음식이라도 처음 만들어졌던 본래의 의지와 뜻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불변의 음식은 없다. 제 아무리 문전성시를 이루는 명가의 일미(一味)일지라도 희로애락 하듯, 어느 음식이고 그 정점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맛이든, 모양이든, 재료이든 몇 번이고 바뀌었을 테고, 거듭하여 농부가 한 여름날에 씨앗을 뿌리고 인고하듯 정해지지 않는 시간을 기다려서야, 밥상에 오를 수 있었으니, 음식이란 불변에 따른 목적의 수단이 아니라, 변형되어 지는 것이 오히려 진리와도 같아서 사람의 말과도 흡사한 것이다.

손님보다는 ‘우리’라는 표정으로
이 뜻에 따르고자 하는 음식이야 알고 있던 모르고 있던 도처에 셀 수 없이 흔한데, 장치, 물곰과 더불어 아귀가 정해지지 않는 시간을 기다려서야, 밥상에 오를 수 있었던 대표적인 일품일미(一品一味)의 바다생선이다. 명태 코다리처럼 반쯤 말리면 단맛 나는 기름기가 배어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좋아 매콤한 찜으로 유명한 장치찜과, 한 겨울이면 시원한 국물 한 숟가락의 풍미로 동해안 사람들의 속을 후련하게 쓸어주던 곰치국은 지금처럼 그 정점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몇 번이고 변형되어 온 음식들이다. 장치와 곰치는 뱀의 형상을 한 것이 재수 없다하여 어부들의 발길에 내동댕이쳐졌던 생선들이 아니던가. 흡사 귀신 꼬라지 같은 생김새로 버림받던 아귀 또한 이와 같은 처지인데, 지금에 들어 모두가 맛의 반열에 든 음식들로, 이중에서도 ‘아귀찜’은 ‘찜’음식의 대명사로 손꼽고 있다.
이 바다의 것인 아귀찜을 바다 근처에서 먹는다면 모를까, 한적한 시골 들판에서 먹는다면 어떤 맛일까. 더불어 이렇게 용감한 생각으로 아귀찜 전문점을 열어 제친 주인도 절로 궁금해진다. 양양 시내애서 (구)관동대학교를 지나 거마리라고 하는 농촌마을에 다다르면, 이곳 해오름아구찜(T.671-0160)집이 나온다. 사람의 소리보다 숲에 가려진 새소리가 자욱한 곳에서, 서비스교육 강사 출신의 아내 김민주, 외국계 전기설비기술자 출신의 남편 이응호, 그리고 아내 김씨의 어머니가 함께 운영하는 아귀찜 집이다. 손님이라는 생각보다 ‘우리’라는 표정으로 예쁘고 또렷하게 건네 오는 인사말이 참 고운 주인이다.

본래 맛에 충실한 아귀찜의 실체
메뉴로는 아구찜, 등갈비찜, 오삼찜이 있지만, 웬일인지 아귀찜이 제일이라는 소문으로 종종 자리가 없을 만큼 분주하다. 아귀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자극적이지 않게 양념을 쓰면서 소소하지만 맵시의 격을 갖춰 매번 새롭게 바꿔주는 찬품들이 정갈하게 올려지면 아귀찜이 이내 나온다.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이곳 아귀찜의 실체는 오로지 아귀 본래의 맛에 충실하기 위한 구성뿐이라는 것이다. 용감하거나 대범하게 단조롭다. 아귀찜을 제대로 즐기는 입맛이라면 오직 콩나물과 육덕지고 튼실한 아귀 토막으로 맛을 낸 이곳의 아귀찜에 즐거워 할 일이다. 걸쭉한 듯 걸쭉하지 않은 베이스 양념은 짠 맛, 매운 맛, 칼칼한 맛을 제 각각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은근하게 입에 감기는 전체적인 내공의 맛이 예사롭지 않게 깊다.
맛의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이곳 아귀찜의 손님들 중에는 유독, 여자 손님과 아이와 함께하는 식구들의 방문이 많다. 삶지 않고, 아귀 삶은 육수를 받쳐 두고 훈증을 하듯이 쪄내 아작아작해진 식감의 콩나물 맛도 독특한 별미이지만, 무엇보다 포동포동하면서 부드럽고 담백한 아귀가 살맛나게 해준다. 부부는 아귀찜처럼 매콤하고 담백하게 손님들과 더불어 재미있게 살자며 이벤트를 통해 별도의 음식도 만들어 주는 센스로 호응을 얻고 있다.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아귀찜 본래의 맛에 충실하기 위한 상차림이 정갈하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듯 하면서 속깊은 맛의 아귀찜.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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