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사진) 한국이용사회 강원도지회장 겸 속초지부장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56년 만에 고등학교 졸업 학력을 취득했다.
올해 고희를 맞은 이 지회장은 지난달 9일 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치러 지난 10일 합격증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속초YWCA 상록수학교에 다니며 중졸 검정고시를 준비해, 이듬해 8월 중학교 졸업학력을 취득한데 이어 이번에 고졸 검정고시까지 합격했다.
1966년 춘천 봉의초교를 졸업한 이 지회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18살 때인 1970년 이용소에 취업해 이용인의 길을 걸었다. 한국이용사회 기술강사와 기술분과 부위원장을 지내고 중앙회 부회장도 맡을 정도로 나름 이용계에서 이름을 알려왔지만, 배움에 대한 갈망이 누구보다도 컸다. 아이들을 키우고 이용업에 집중하느라 공부할 여력이 없었던 그는 아이들이 자립하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상록수학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중학교 과정에 다니면서 몇 달간은 나이도 있어 너무 창피했어요. 학생들 중에 남자는 나 혼자였어요. 아마 선생님들의 격려와 헌신이 없었다면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선생님들이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줘서 고등학교까지 마칠 수 있었어요.”
상록수학교에서는 매주 월~금요일에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을 했다. 모두 7개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데 영어와 수학이 너무 어려웠다. 고교 졸업 검정고시에서 한국사는 100점을 받았다.
70세 늦깎이로 고등학교를 마친 이 지회장은 “앞으로 이용 관련 대학 학과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이용인들의 위상과 권익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속초에서 ‘이상범 바버샵 전통이발’을 운영하고 있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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