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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문화로 거닐다<186> 서른 맞이 갯마당, 새로운 잔치 준비한다
국악 ‘열정’…새로운 문화 ‘기대’…여럿이 끝까지 ‘동행’
등록날짜 [ 2022년05월09일 17시00분 ]

1992년 3월 출범…올해로 30년
어느덧 ‘서른’이다. 속초의 대표적인 국악단체 ‘갯마당’(대표 박치영)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다. 1992년 3월 13일,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국악단체를 결성했을 때 현재까지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을까. 그들은 이제 50대가 되었고 갯마당이 양성한 제자들은 속초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서른’이라는 단어는 청춘의 열병을 지나 새로운 뿌리내림의 경계를 뜻한다. 김광석의 명곡 ‘서른 즈음에’, 노래마을의 ‘나이 서른에 우린’이 그렇다. 두 곡 모두 청춘앓이를 이제 막 끝내가면서 새로운 경계를 넘어야 하는 청춘의 헌사이다. 90년대 후일담 문학을 열었던 시인 최영미의 대표작 제목도 <서른, 잔치는 끝났다>이다. 청춘은 끝나고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강박의 상징과도 같다. 
갯마당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열정만으로 뭉친 국악동아리, 소도시에서의 활약에 대한 찬사를 건너 2000년대 지역문화계의 중심에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있는 듯한 갯마당이 다시 스스로 뜻을 세우고 서야 하는 나이 이립(而立)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갯마당은 서른의 의미를 조금 더 무겁고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30주년 기념공연과 백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창작 초연 ‘서른’, 갯마당 역사 무대화
‘갯마당’의 정식명칭은 ‘영북민속문화연구회 갯마당’이다. 풍물동아리로 출범했지만 영북지역의 민속문화를 발굴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겠다는 다짐이 보인다. 올해 30주년 기념공연은 ‘2022 공연장상주단체’ 대표 공연으로 창작 초연작 ‘서른’을 기획하고 있다. 강원문화재단 공모에 넣은 상태라고 한다. 공연의 콘셉트는 갯마당의 역사에 대한 정리를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로 표현한다. 작품의 시놉시스를 보았다. 시작 문구는 이렇다. “서른, 긴 세월이다. 성장의 밑거름은 열정과 기대와 동행이었다.” 서른 세월의 핵심단어로 ‘열정’, ‘기대’, ‘동행’을 꼽았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난 비전공자들의 국악에 대한 열정, 젊은 녀석들이 만드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지역의 기대, 여럿이 함께 끝까지 가자는 동행이 오늘의 갯마당을 만들었다는 의미이다. 
기념공연의 시작은 그때 그 시절 원년멤버가 선보이는 ‘비나리와 사물놀이’이다. 박치영, 김태희, 김동연, 주동진, 전성호가 함께 만드는 사물놀이다. 중년이 된 그들의 손끝에서 어떤 에너지가 나올지 궁금하다. 
갯마당은 1992년 결성되었지만 오롯이 홀로서기는 쉽지 않았다. 그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준 곳이 속초문화원이다. 속초문화원의 동아리가 된다면 연습실도 마련할 수 있었고, 지역의 관심과 후원도 얻을 수 있었다. 1993년 발간한 <속초문화>(9호)에는 12명의 단원으로 갯마당이 창단되었다는 소식을 만날 수 있다. 속초문화원이라는 지역의 대표기관이 텃밭을 마련해줬고, 청춘들이 씨앗을 뿌렸다. 그래서 2막은 ‘봄’이다. 그때 북청사자놀이 보유자 김수석 옹과 함께 꿈꾸었던 ‘속초사자놀이’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31호가 되었다. 속초사자놀이의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면서 한판 놀았던 ‘봄날’이 2장의 주제이다. 
3장은 여름이다. “생은 더욱 짙어지고 세상 여기저기 오직 풍요와 행복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녹음의 짙어짐은 판소리로 표현하고, 들녘을 걸으면서 풍요를 기원하는 모습은 관현악과 민요, 도리원 농악으로 구성된다. 갯마당이 지역 곳곳을 다니며 기록하고 재현했던 ‘생의 원형’이 표현되는 것이다. 도리원농악은 안타깝다. 속초의 대표 농악이자 무형문화재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른 살 갯마당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4장 가을은 ‘축제’이다. 갯마당은 2001년 전문예술단체로 지정되었다. 전국 유수의 국악경연대회에서 수상을 한 결과이다. 속초의 문화도 바꾸었다. 설악항 인근에 야외공연장이 설립되었다, 2005년에는 시립풍물단이 결성되었고, 전국에서 최초로 학교문화예술교육 공모사업을 실시했다. 인구 8만의 작은 도시 속초에 국악이라는 장르가 축제처럼 뿌리내린 것이다. 

30주년 기념백서 발간 준비
2012년, 스무살 갯마당은 변화가 생긴다. 특별사업단 ‘RUN 갯마당’이라는 사회적기업이 출범되었다. 갯마당 선생에게 배운 제자들이 전공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자립의 길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 공무원을 퇴직한 원년멤버 최종현이 사회적기업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강원도 대표 상설공연,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등 각종 기획사업과 공모사업을 통해 전문공연단체로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겨울은 찾아오고야 말았다. 사회적기업 지원이 끊기고 코로나가 오면서 젊은 단원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 공연의 마지막 5장은 ‘겨울’이며 작품의 제목은 ‘다시 길을 가다’이다. 갯마당 출신 모두가 삼도 사물놀이를 한다. 
갯마당은 30주년 기념공연 외에도 백서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갯마당의 창단 목적과 의의, 그간의 활동을 목록화하고 창고에 박혀있던 자료들을 들춰야 한다. 함께 한 사람들, 도와준 사람들, 스승으로 모신 분들, 각종 대회의 수상자료들, 속초에서의 활동들, 외국 교류공연들, 공공사업은 물론 갯마당 출신이 다른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활동도 정리하려고 한다. 설악신문, 속초문화원, 속초시립박물관은 그 중 가장 많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다. 갯마당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시기별 활동의 기록이 담겨있는 곳이며 함께 지역문화를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백서 발간은 ‘RUN 갯마당’ 대표였던 최종현씨가 담당한다. 전문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은 있지만 목차 구성은 끝낸 상태이다. 백서발간의 과정도 기록하고 자료는 텍스트와 사진, 영상, 녹음 등 수집 가능한 모든 자료를 모으고 싶다고 한다. 후원금 모금을 위한 버스킹 공연도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것이 쉽지 않지만, 11월이 되기 전까지는 끝내고 싶다. 이유를 물었다. 백서에 담겨야 할 이름 석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난해 홀로 별이 되어 지상의 삶을 마친 사람, 갯마당 원년멤버이자 마당발이며 살림꾼 최택수의 비망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1월이 오면, 서른살의 갯마당을 만날 수 있다. 공연으로, 기록으로. 그것은 새로운 기억이 되며 미래가 될지도 모르겠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갯마당 원년멤버 단체사진(1995). 앞줄부터 최택수, 최소연, 지선희, 주동진, 가운데줄 최종현, 홍성태, 박치영, 윗줄 최희선, 전성호, 강정희.
 


갯마당 동아리 창단식 모습(속초시지 참고). 갯마당은 1992년 창단되었지만 연습실과 보조금 마련을 위해 속초문화원 부설 동아리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듬해 연습실을 마련한 후 자립의 길을 걸었다.  


갯마당 정기연주회 팸플릿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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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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