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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 관악부 이야기(6) / 학도호국단 발단식 사건(하)
교련 교사로 큰 곤욕 치른 고재양 선생님과의 인연
등록날짜 [ 2022년05월09일 16시45분 ]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1975년에는 그렇게 홀대를 받았던 속초고 관악부…. 그런데 먼저 글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1976년 교련실기대회 행사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을 겪었으니 세상만사가 요지경이란 말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닌 것 같다.  
아무튼 그 기상천외한 사건으로 인해 아마도 당시 속초고가, 해당 상급기관으로부터 ‘주의’ 정도는 받았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막은 지금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자세한 내막을 알 기회가 사실은 있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속담처럼, 그 사건의 주동자 악장과 필자는 3학년 때 고재양 교련 선생님을 담임선생님으로 만나게 된다. 악장은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 역시도 마찬가지였었다. 하지만 그래도 악장만큼은 아니었다. 
그런데 필자와 고재양 선생님과 인연은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한참 세월이 지나 고재양 선생님을 같은 학교에서 또 만났다. 속초고에서 관악부 지도교사로 근무하던 1990년대 중반 무렵이었다. 고재양 선생님이 정년을 앞두고 예전에 근무했던 속초고로 다시 오신 것이었다.(그때는 교원 정년이 만 65세)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래도 고3 때 담임선생님과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게 되니 좀 부담스러웠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필자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셨는지 어느 날 교직원 회식이 끝나고서였다. 취기가 약간 오른 선생님께서 갑자기 필자를 포옹하시면서 말씀하셨다. 
“임 선생, 나를 담임선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같은 직장 동료라고만 생각해! 어려워 말고 그냥 편하게 생각하면 좋겠어.”
  
끝내 그 수수께끼는 풀지 못하고
그 후 함께 근무해보니, 선생님은 예전의 그 꼬장꼬장한 꼰대가 아니셨다. 유머도 있고, 아주 자상한 분으로 바뀌어 있었다. 거의 외손자뻘 되는 어린 학생들에게도 인기 좋은 선생님이셨다.  
덕분에, 선생님과는 아주 편하게 잘 지냈었다. 무엇보다도 필자가 관악부 지도교사로 있는 학교에서 정년 퇴임을 하시게 된 것이, 제자인 필자로서는 큰 행운이었다. 교단을 떠나시는 담임선생님께 음악 봉사를 해드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 퇴임식 때 정말 최선을 다해서 관악부 지휘를 했었다. 관악부원들도 이심전심이었다. 자신들을 직접 가르쳤던 선생님의 퇴임식이라 더더욱 마음을 담아서 연주에 최선을 다했다. 그게 교장 선생님께도 전해진 것 같았다. 그날 퇴임식이 끝나고 교장 선생님께서 친히 필자를 찾아오셔서까지 칭찬을 하셨다.
“오늘 퇴임식 참 감동적이었어요. 지휘하시는 선생님과 연주하는 학생들 호흡이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고3 때 담임 고재양 선생님을 떠나 보내드렸는데, 꼭 여쭙고 싶었지만 끝내 여쭙지 못한 게 하나 있었다. 학도호국단 발단식 사건으로 인해 선생님께서 혹시 받으셨을지도 몰랐을 인사상의 불이익 같은 것에 대해….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그 발단식 사건의 주인공이 된 악장 친구도, 그로 인해 교련 교사로서 큰 곤욕을 치르셨던 고재양 선생님도 이젠 모두 고인이 되거나 되셨다. 
이제 철이 좀 들어 그 사건을 다시 한번 회고해 보니, 그 엄혹하던 시절에도 그런 극한 상황에서는 인간적인 아량으로 학생들을 배려했던 곳이 바로 학교였던 것 같다. 그래서 싫으나 좋으나 학교는 역시 교육의 장(場)인 모양이다.                                       <계속>

임수철 
작곡가·전 음악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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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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