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 올해 오징어 조업이 예년보다 조금 늦어져 이달 중순쯤에나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형 오징어 채낚기이선들의 러시아 어장 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입어 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 어민들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속초수협에 따르면 근해 채낚기어업에 대한 금어기가 5월 1일부터 풀리지만 본격적인 오징어 조업은 예년보다 다소 늦은 5월 중순쯤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오징어는 단년생 회유성 어종으로 가을·겨울철에 산란하고 봄철에 산란을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기에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간 금어기로 정해져 있다. 다만 근해 채낚기어업은 4월 한 달만 금어기 적용을 받는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다음 달 1일부터 금어기가 풀리지만 조업을 준비 중인 어민들은 ‘아직 근해에 오징어가 보이지 않는다’며 출어를 미루고 있어, 5월 중순쯤에나 조업이 본격화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금어기가 풀린 1일부터 오징어 조업이 시작됐다.
이 관계자는 “5월 초순에 몇 척이 울릉도 근해 쪽으로 시범조업에 나서고 오징어가 많이 잡히면 나머지 어선들이 조업에 참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은 보통 조업 초기인 5월 초순에 2~3척 정도가 어황을 살피기 위해 울릉도 근해에서 먼저 시범조업을 하고, 어군이 많이 형성되면 나머지 20~30척의 어선들이 합류하는 방식으로 조업이 진행된다.
오징어 조업이 예년보다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달 26일 오징어채낚기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교동항과 속초수협 인근의 청호항 등은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교동항과 청호항은 조업 재개를 위해 집어등과 조상기 등의 어구 정비와 선박 도색 등의 출어 준비작업으로 분주했었다.
하지만 이날은 선박 수족관 교체를 위해 청호항 물양장 바닥에 신규 수족관 6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을 뿐, 어구 손질이나 조업준비를 서두르는 어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수협은 오징어 조업이 늦어지면서 동명항 위판장에 설치되는 난전상가 또한 올해는 5월 중순이나 말경에 설치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협은 매년 7월부터 시작되는 대형 채낚기어선들의 러시아 수역 입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현재 입어 시기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수협 관계자는 “러시아 수역 입어를 위해 올해 어민들이 해양수산부와 1차 협의를 가졌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전혀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현재 정확한 입어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속초수협 관계자는 “현재 속초 근해에서 거의 잡히는 고기가 없는데 오징어가 많이 잡혀 어민들의 소득이 좀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며 “5월 초순에 오징어 조업 어민들과의 간담회가 열리는 만큼, 간담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조업 시기와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속초지역의 오징어 조업이 5월부터 본격화 되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청호항에 채낚기 어선들이 정박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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