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하고 화사한 봄날인 지난 14일, 고성군의 숨겨진 아름다운 관광지 운봉산, 그곳을 탐방하기 위해 국가지질공원 고성군탐방센터 이요균 해설사(퇴직 교장)와 함께 동행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운봉산 장사는, 금강산 일만이천 봉에 들어갈 목적으로, 힘깨나 쓰는 짐승들을 불러 모아 운봉산 봉우리를 구름보다 더 높이 쌓아 올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를 시기한 금강산 장사는 일만이천 봉이 다 만들어졌다고 거짓 소문을 냈어요. 이 말에 속은 운봉산 장사는 구름 위 산봉우리에서 100일 동안 땅을 치며 울었다고 해요. 이때 층층이 쌓아 올린 돌들은 무너져 내렸고 장사의 눈물은 돌들을 쓸어내려 너덜바위 지대를 만들었죠. 이때부터 이곳을 구름이 머문 봉우리, 운봉산(雲峰山)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 해설사는 산의 이름이 ‘운봉’으로 불리게 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러한 전설을 뒷받침하듯 산 주위에는 거북바위, 사자바위, 말안장 바위 등, 봉우리를 쌓다 굳어져 버린 동물 형태의 바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또한, 운봉장사의 침실을 두른듯한 병풍바위와 장사의 것으로 추정되는 남근바위가 오호리 서낭바위 근처에 있는 여심 바위를 향해 하늘 높이 솟구쳐 있다.
운봉산 주상절리는 자연학습장
“운봉산에 오르는 길은 용천사길, 운봉리마을길, 미륵암길 그리고 22사단 정문앞길 등 총 네 갈래 길이 있어요. 22사단은 우리 지역의 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로, 22(이이)가 ‘율곡 이이’를 떠올리게 해 ‘율곡부대’라고도 부르지요.”
이 해설사와 22사단 정문 앞에서 출발했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왼편으로 주먹 바위가 있다. 금강산 장사에게 속은 운봉산 장사가 홧김에 바위를 주먹으로 내리쳐 가운데가 움푹 패였다. 정상을 향해 15분 정도 올라가니 오른편으로 현무암 암괴류 지대가 나타났다. 고성지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생대 신신기 알칼리 현무암 분포지역이다. 운봉산 암괴류 지대는 많은 양의 돌 부스러기들이 사면의 경사 방향 또는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려 쌓인 지형으로 너덜지대, 돌서렁, 애추(설형), 테일러스(Talus) 등으로 불린다. 이곳의 너덜지대는 운봉산 봉우리(285m) 밑으로 다섯 군데 골짜기를 따라 형성돼 있는데, 그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이에, 이곳의 주상절리는 지질연구 탐사지역으로 많은 학생들에게 사랑받는 자연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상절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첫째, 뜨거운 용암이 지표면에 흘러 차가운 공기·지표면과 만나 식을 때 수 많은 지점이 수축하게 돼요. 둘째, 서로 다른 지점에서 수축하는 힘은 수축점 사이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겨 갈라지게 합니다. 셋째, 갈라진 틈들이 더욱 벌어져 서로 이어지면서 가뭄에 논바닥이 갈라지듯 서서히 갈라지고 부서지게 되는 거죠.” 이 해설사는 이와 같이 주상절리가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용암이 식는 속도와 방향에 따라 모양과 크기가 달라져 여러 가지 모양의 주상절리 형태가 결정된다”고 했다.
주상절리 형태의 너덜바위 밑에는 화강암 지대가 형성돼 있다. 화강암은 1억7,000만년 전 화산으로 만들어졌으며, 이후 750만년 전, 발생한 화산으로 현무암이 그 위를 뒤덮었다. 그 현무암들이 아주 오랜 시간동안 풍화, 침식을 받아 부서지면서 마치 물이 흐르듯 사면을 타고 흘러 암괴류를 이뤄 지금의 현무암 주상절리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속>
*국가지질공원해설사와 함께 운봉산 탐사를 하기 위해서는 고성군청 환경보호과에 문의하거나 고성군국가지질센터 사무국장(010-8761-9516)에게 연락해 예약을 하면 된다. 지산 기자 haareezee@hanmail.net
고성군 운봉산 전경.
이요균 해설사가 운봉산 탐방객들에게 주상절리 너덜바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요균 국가지질공원 고성군탐방센터 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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