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년 넘게 속초항 크루즈선석에 정박 중이던 한창강원호가 속초항에서 철수한다.
8일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항을 모항으로 북방항로에 투입하기 위해 속초항 크루즈선석에 정박 중이던 한창강원호가 매각돼 속초항에서 철수한다.
시 관계자는 “한창강원호가 당초는 8일 속초항에서 철수할 예정이었으나 한창강원호를 예인하기 위해 이날 속초항에 입항한 예인선 승선원 13명 중 1명이 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 이날 선원 전원을 대상으로 PCR 검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8일 실시된 PCR 검사에서 선원 전원이 음성을 받으면 한창강원호가 절차에 따라 9일 속초항에서 철수할 수 있으나, 만약 선원 중 1명이라도 양성을 받으면 7일간 정박 대기해야 하는 관계로 다음 주 후반쯤에나 떠날 수 있다”고 했다.
한창강원호는 ㈜한창해운이 매입한 1만7500톤급 카페리 선박으로 남북관계 개선 시 대북항로 운항과 중국·러시아·일본을 잇는 북방항로 운항 재개를 위해 지난 2019년 9월 속초항에 입항했다.
㈜한창해운은 한창강원호 속초항 입항 당시 “선박 수리를 끝내고 2020년 3~4월경 여객과 화물을 싣고 취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선박 수리가 늦어진 데다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쳐 북방항로 재개가 불투명해지면서 30개월 동안 속초항에 발이 묶이게 됐다.
그동안 운항선사는 해양수산부 외항정기여객사업 면허를 취득하는 등 북방항로 재개에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과도한 선박수리비 부담과 코로나19 장기화로 항로 재개가 어렵자, 지난해 10월 초 해양수산부에 외항정기여객면허를 자진 반납하는 등 사실상 해운사업 정리 수순을 밟게 됐다.
이와 관련 시는 최근 화물 대란에 따른 운임상승으로 글로벌 해운업계가 역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창강원호가 한 차례도 정상적인 운항을 못하고 매각된 데에 이쉬움을 표시하면서도 북방항로 재개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시에 따르면 최근 컨테이너 운임 상승효과에 힘입어 한창강원호의 철수 소식을 접한 국내 자생력 있는 일부 해운업체들이 무주공산인 속초항을 선점하기 위해 즉시 투입이 가능한 선박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속초항 취항을 희망하는 해운업계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북방항로 재개를 위해 선박을 확보한 해운업체를 대상으로 우선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해운업계의 업황이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어, 강원도와 협력해 대체 신규선사 유치와 항로 재개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60역 여원에 매각된 한창강원호는 속초항을 떠나 싱가포르를 거쳐 인도에 입항해 선박 수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고명진 기자
속초항에 정박중인 한창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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