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소재 농업회사법인 소리(주) 박성현 대표는 최근 <시사투데이>가 주최하고 <조선일보>가 주관한 ‘2022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인물 대상’ 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전통의 맛 그대로를 살리기 위해 수제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박 대표는 지난 2014년 프리미엄 브랜드 ‘장아찌여왕’을 처음 선보였다. 이후 제품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2000년, 대도시에서의 삶을 접고 건강한 삶을 위해 속초로 이사했다. 옆집에 살던 약초 아주머니는 그에게 토종 산약초를 소개해 주었고, 이것은 그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산에 약초를 캐러 다니던 중 아름다운 우리 야생화(자생화)를 접하게 되었고 이는 그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 당시 도로변이나 관공서 및 화단에 식재된 꽃들 대부분이 토종이 아닌 수입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그는 ‘우리 꽃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야생화를 처음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생소했던 꽃들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야생화 재배 농가를 찾아 무료로 일을 도와주며, 종자 발아, 삽목 등 육묘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 다음 해인 2001년, 속초에서 하우스를 짓고 본격적으로 야생화 30여 종을 육묘하기 시작했다. 양재꽃시장, 하남 화훼시장 등으로 직접 발품을 팔아 야생화 납품처를 뚫어, 솜다리, 금강초롱, 금강봄맞이, 삼지구엽초 등 포트 묘를 거래처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에게 첫 번째 시련이 닥쳤다.
태풍 루사 강타로 모든 걸 잃어
하우스 열 개 동에 2년 동안 애지중지 기른 꽃 출하를 기다리던 2002년 8월 말,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루사로 인해 하우스 전체가 침식돼 모든 걸 잃었다. 다음 해인 2003년, 하우스 5동을 신축하고 야생화를 재배하던 중 태풍 ‘매미’가 또다시 모든 것을 앗아갔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살던 집마저 물에 잠겨 그는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나에게 왜 자꾸 이런 불운이 겹치는 것일까?’ 용기를 잃고 생을 마감하고자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지인의 발견으로 병원으로 옮겨져 병동 침실에서 깨어난 그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이 모든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고 반드시 성공하리라’ 그는 다시금 힘을 내어 다짐했다.
이듬해인, 2004년 5월, 고성군농업기술센터 김완규 담당의 소개로 토성면 도원3리로 거처를 옮기고 남은 자산을 탈탈 털어 ‘소리식물원’을 개원했다. 원예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박 대표는 2005년 강릉대학교에서 팜스테이 전문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2015년에는 강원농업 마이스터 대학 친환경채소학과를 졸업하기도 했다.
고품질 전통장아찌 사업 시작
박 대표가 산나물과 절임식품을 접목한 고품질 전통장아찌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4년이었다. 명이, 참당귀, 표고, 곰취, 곤드레, 초석잠, 더덕 등 고성군의 산나물·농산물을 활용해 고급수제 반찬브랜드 ‘장아찌 여왕’을 런칭했다. 사포닌을 다량 함유해 혈관질환 및 암예방에 탁월한 더덕장아찌,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촉진에 도움을 주는 명이장아찌, 뇌 기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는 초석잠장아찌 등 천연재료를 활용해 전통적 맛을 창조해낸 ‘장아찌여왕’ 브랜드 제품들은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뛰어나다. 한 소비자는 “‘장아찌 여왕’ 브랜드의 ‘더덕장아찌’를 처음 맛본 후 그 깊은 맛에 매료되었다”며 “맛도 뛰어나고 건강에도 도움이 돼 꾸준히 구매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 식품 연구’에 헌신한 그는, 2016년 11월 강원도 강소농 자율모임체 식품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고성군 대표 음식명인으로 지정됐으며, 그가 만든 전통 수제 절임 식품들은 식약처 지정 나트륨저감화 우수식품으로 선정됐다. 작년 12월에는 강원농촌융복합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강원도지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각고의 노력은 농림부장관 표창(2회),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강원도지사 표창(6회)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빛을 발했다.
박성현 대표는 “청정고성 농특산물에 미네랄이 풍부한 해양심층수를 이용, 항아리에서 전통 절임 방식으로 발효 및 숙성한다는 원칙으로 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무색소, 무방부제, 무첨가의 원칙을 고수해 우리 고유의 맛을 지켜가겠다”고 말했다. 지산 기자 haareezee@hanmail.net
‘전통 식품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박성현 대표.
‘장아찌 여왕’ 브랜드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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