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서면 수리에 들어설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의 추진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는 수리풍력대책위원회(위원장 김동일, 이하 대책위)가 산업통상자원부를 항의 방문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지난 8일 오전 김동일 위원장 등 대표위원 3명의 방문단을 구성해 풍력발전사업의 중앙부처 담당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를 찾아 ‘양양 수리풍력 주민동의서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날 산자부 관계자들과 이뤄진 면담에서 대책위는 “국가시책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와중에 이장과 개발위원 몇몇이 대표성이 결여되고 정확하지 않은 과정을 통해 주민동의를 받아낸 것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으로 ‘주민 수용성’의 판단 근거는 주민들의 집단적 의사 표시인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라며 “주민 대다수의 의견을 청취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에게 알리지 않아 참여하지 못한 채 열린 주민설명회는 마을 대다수 주민의 동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 과정에서 고령화 마을의 취약점을 악용해 감언이설로 회유한 행위 등은 주민 수용성을 근간으로 하는 자발적 주민동의로는 효력을 갖지 못하기에 원천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책위는 산자부에 제출한 주민동의서의 진위를 확인하고자 주민 전체에 대한 필적 대조를 양양군에 요청했지만, 이 동의서가 법적 필수 서류가 아니기 때문에 제출받은 직후 폐기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제대로 된 확인 절차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산자부 관계자들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풍력발전사업과 관련해 주민동의서는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확인한 가운데 실시설계 허가의 취소는 안 되고 그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지자체와 주민들 사이에서 해결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사업 활성화를 국가 시책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주민 수용성이 담보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많은 문제점을 방기하는 처사는 반민주주의 행태”라며 “직권조사를 통해서라도 주민들이 갖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수리풍력대책위와 마을주민들은 산자부의 항의 방문에서 관계자들이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자, 감사원에 진상조사를 위한 감사청구를 한 가운데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민원도 접수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일 대책위원장은 “정부의 시책사업조차 이렇게 대표성과 수용성 등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위배하면서까지 추진되는 것이 정말 개탄스럽다”며 “주민들의 정확한 알 권리와 민주주의 절차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만천하에 명명백백 진위여부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양양 서면 수리풍력대책위원들이 산자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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