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지휘관은 밤낮 할 것 없이 주민을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방 행정의 고객이자 자치권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속초시는 시정 구호를 “시민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하게 하는 속초”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자치단체가 고객인 주민을 만족시키려면 그들이 어떤 의식과 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그들의 부정적인 의식이나 행태에 대한 분석이 무엇보다 깊게 이루어져야 한다.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의 불신, 무관심과 비협조, 무조건적인 저항으로 나타나는 행태의 원인을 찾아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주민도 하나의 사람이므로 본래의 속성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인간은 무엇을 위하여 사는가? 인간은 행복을 부단히 추구하면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국민 또는 주민의 행복을 보장해주어야 할 책무가 있다. 국민의 행복을 보장하는 수단은 무엇인가? 무수하게 많이 있을 것이지만 철학적이나 사회학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인간의 행복은 권력, 부(富), 명예, 지식, 건강 등 5요소라고 한다. 이것을 인간의 5가지 욕망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다. 어떤 사람은 보다 윤택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돈을 많이 벌려고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생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돈을 가진 사람도 권력을 갖고 싶어 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도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을 하는 것을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지식층에도 권력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명예가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권력과 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한편, 모든 부귀영화도 건강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여 건강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건강을 위해서 이른 아침부터 조깅이나 산행을 하거나 약수터를 찾아 나서고 있으며 몸에 좋다는 음식은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는 진시황 병에 걸려있는 사람도 상당수에 이른다. 옛날부터 조상들은 돈을 밝히면 점잖지 못한 것으로 치부해 버렸지만 지금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진 것 같다.
이와 같은 인간의 5가지 욕망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을 든다면 돈과 권력일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富)는 모든 것에 우선하고 출발이라는 가치관이 형성된지 오래다. 권력을 가지면 돈이나 명예와 같은 것은 자동적으로 생기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이란 일반 국민에게는 가까이 가기에는 너무 먼 대상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는 권력에 비하면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좌우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생활의 초점은 부에 맞추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황금 만능주의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고 개탄하는 사람도 있다. 행정인들은 이러한 욕망을 쫓아다니는 주민들을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의식과 행태를 깊이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장세호
전 속초시 지방행정동우회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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