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 현내면 대진리 소재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에서 이영숙(사진) 작가의 개인 사진전 ‘비, 저편’ 이 오는 4월 20일까지 개최된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이번 전시회는 그의 두 번째 개인전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작업한 작품 21점이 전시됐다.
“비가 내리는 날, 차창으로 빗방울이 흘러내린다. 때로는 슬픈 전주곡처럼, 때론 경쾌한 왈츠음악처럼. 빗물은 창을 타고 넘실넘실 춤을 추며 가끔은 우울하게 또 가끔은 즐겁게 귓가에 살포시 다가와 우리 삶을 스쳐 지나갔던 아련한 추억들을 떠오르게 한다. 비 오는 날, 차창 너머 저 멀리 보이는 흐릿한 모습들은 나의 삶이자 곧, 기억 속에 남아있는 바로,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다.” 작가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보는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서울에 살 땐 비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이곳에 와 살면서 농촌의 삶에 비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깨닫게 되었지요. 시골 마을 어르신들은 봄이 되어 가물 때면 농사일을 걱정하며 단비를 고대했어요. 하늘에서 보석처럼 떨어지는 비를 보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비가 하늘의 선물’이라는 것을 그 때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지요.”
작품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자 작가는 “어떤 소재로 특별한 주제를 선정해 사진을 찍을지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전시회를 기획한 고성평화지역아트센터 이진수 관장은 “추억은 모든 사람이 갖고 있지만, 어떤 대상을 보며 떠올리는 그것은 모두에게 다른 모습이다. 차창에 앉아 노을빛에 더욱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빗방울 사이로 보이는 저편의 흐릿한 모습은 우리의 감성을 증폭시킨다”고 이영숙 작가의 작품을 평했다.
이영숙 작가는 지난 2009년 청봉사진동우회 전시회를 시작으로 2013년 고성, 속초, 양양, 인제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담아 ‘아름다운 동행전, 강원의 사계’란 제목으로 속초시 설악문화센터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이어, 2014년 성균관대학교 이연회의 ‘묵호벽화’ 초대전, 2018년과 2020년 서울인사동 인덱스갤러리 현대사진공모 전시회, 2021년 양양사진작가협회 전시회 등 많은 전시회에 참가했다. 지산 기자
이영숙 작가의 작품 ‘비, 저편의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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