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봄철 강풍이 잦아지면서 산불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말에는 경남 합천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북 고령까지 이어지며 많은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과거 속초·고성·양양지역에서는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대형산불이 많이 발생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산림청은 대형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지난 5일부터 4월 17일까지 44일간을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산불감시원 및 드론감시단을 투입해 산불취약지역의 불법소각 및 무단입산자를 집중 감시하고 일몰시간대와 주말에도 소각행위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산불의 절반 이상은 봄에 집중됐다. 피해 면적이 100ha(100만㎡) 이상이거나 24시간 이상 지속된 대형산불의 경우 3월에서 4월 사이에 90% 이상 발생했다. 설악권은 1996년 3일간 산림 3,762ha를 태운 고성산불과 2005년 천년고찰 낙산사와 1,000ha의 산림을 화마에 잃었던 양양산불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두 산불 모두 4월에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대규모 피해를 가져왔다. 2019년 4월 4일에는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고성과 속초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4·4 고성·속초산불은 아직 피해 보상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21일에는 이재민들이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앞에서 한전 관련자들의 무죄판결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 들어 산불이 예년보다 2.5배가량 늘고 대형산불 위험도 높은 상황이다. 입산자의 실화나 논·밭두렁 태우기, 담뱃불 등 사소한 실수가 전체 산불 발생 원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 순간의 방심이 대형산불을 불러온다는 경각심을 갖고 산불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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