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모든 관심이 대통령선거에 집중되면서 출마 후보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여야 주요 정당들이 대선에 집중하라며 예비후보 등록을 늦추고 개별 선거운동 자제령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 18일부터 6·1지방선거 속초시장·도의원·시의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25일 현재 여야 주요 정당 출마 예정자들이 등록을 미루면서 시의원 예비후보 1명만 등록한 상태다. 시장과 도의원은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난 이날까지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등록 첫날 모두 10명이 등록했던 4년 전 지방선거 때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시내 거리에서 예비후보자를 홍보하는 간판과 현수막을 찾아보기 힘들어 유권자들이 ‘깜깜이 선거’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속초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18일 정의당 박명숙 속초고성양양위원회 사무국장 1명만 등록했다. 박 사무국장은 속초시의원 가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대선까지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 자제령이 내려서인지 여야 주요 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출마 예정자들은 25일까지 단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4년 전 지방선거 때에는 등록 첫날에만 시장 4명, 도의원 3명, 시의원 3명 등 모두 10명이 등록을 마쳤다.
예비후보 등록을 해야 출마자들은 현수막을 걸거나 명함을 배부하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후원금도 모을 수 있다.
4년 전에는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출마자들이 일제히 선거사무실을 열어 자신의 공약이 담긴 선거 현수막을 설치하고 지지세 확산에 나서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올랐었다.
한 시민은 “예년 같으면 지금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출마자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시내 곳곳에서 명함을 배부하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이런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어 지방선거가 실종된 느낌”이라며 “지방선거도 지역의 참일꾼을 뽑는 매우 중요한 선거인데 대선에 묻혀 지방선거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6·1지방선거에 처음 도전장을 던지는 정치신인들은 이런 선거 분위기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예전의 거리홍보 대신 SNS 등을 활용한 홍보로 달라진 선거 분위기에 적응하고 있다.
한 출마 예정자는 “여야 양대 정당 정치신인들은 아무래도 예비후보 등록이 대선 선거일 이후로 미뤄지면서 현직 단체장, 시·도의원, 인지도가 높은 출마자들보다는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기에 차선책으로 대선 선거운동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홍보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출마 예정자는 “주요 정당의 대선 이전 개별 선거운동 자제령이 꼭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코로나로 대면 접촉이 어려운 가운데 SNS를 활용한 홍보로 지방선거에 무관심한 젊은 층들을 선거에 끌어들여 지방정치 참여를 높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금 선거 분위기는 정치신인들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을 뽑아야 하는데, 지방에서 자율적 독립적인 정치를 하기가 어렵다. 정치신인을 포함한 출마자들이 더 이상 중앙당의 눈치를 안 보고 정치를 할 수 있게끔 정당 공천제 폐지 등의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명진 기자
6·1지방선거가 9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모든 관심이 대통령선거에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대선 후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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