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장 간담회가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양양에서 개최돼 향후 처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7일 오후 2시 전현희 위원장과 김진하 양양군수, 정준화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장, 김명중 강원도 경제부지사, 서면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색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예정부지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집단민원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김진하 군수는 현장 브리핑에서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조건부 승인 후 환경성을 고려해 노선을 3번 변경했고, 그 과정에서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도 행정심판을 거쳐 받아내는 등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근본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하지만 국민 누구도 공감하지 못하는 비현실적인 원주지방환경청의 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보완 요구로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법과 원칙대로 사업 추진을 권고해 달라”고 건의했다.
이어 국민권익위는 서면사무소로 이동해 ‘친환경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회’와 지역주민, 지역단체와 간담회를 열고 그동안 추진 과정에 따른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이튿날인 18일 오전 10시에는 양양군청 대회의실에서 전현희 위원장과 최문순 도지사, 김진하 군수, 이창흠 원주지방환경청장, 설악권 4개 시군 번영회장,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최문순 도지사는 “강원도는 물론 대한민국의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와 양양군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도민과 군민의 염원대로 하루속히 친환경 케이블카로 설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준화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장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40년 넘은 강원도민과 양양군민들의 염원이며, 국민들에게 친환경 설치를 공식적으로 약속한 대한민국 산악관광의 전환점을 견인할 핵심사업”이라며 “국민권익위원회의 합리적인 권고와 함께 정부의 조속한 추진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강원행동·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양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권익위의 정치개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환경부가 재보완을 요청해 실무협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뜬금 없이 전현희 국민권익위 위원장이 복주머니를 가져온 듯 합리적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나타나 마치 전문성과 권한이 있는 듯 위세를 떨면서 경거망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립적 위치에 있어야 할 국민권익위 위원장이 법과 제도는 무시하고 대선을 틈타 정치놀음을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선거행위고 직권남용이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 회원들은 ‘설악산 국립공원 파괴하는 국민권익위를 규탄한다’, ‘경거망동 전현희는 즉시 철수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현희 위원장과 최문순 도지사 등에게 항의하며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번 현장 방문을 주재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환경성과 주민들의 생존권 사이에서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전국적인 사안을 합리적으로 풀어낸 성과도 냈다”며 “이번 현장 간담회를 통해 관계자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고, 환경단체의 입장도 잘 알고 있는 만큼, 대선 등 정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양양군청 대회의실에서 현장 간담회가 열리는 동안 양양군청 정문 앞에서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지역주민들과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이 집회신고를 내고 몸싸움까지 벌이며 맞불 시위에 나서는 등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한편,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지난 2015년 시범사업으로 조건부 가결된 후 2017년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아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았지만, 2019년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 처리해 중앙행정심판을 거쳐 인용재결을 받은 후 재보완 절차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설악산 친환경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회와 강원도시군번영회연합회는 2021년 중앙행정심판에서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처분 취소를 결정했음에도 원주지방환경청이 다시 재보완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에 집단 민원을 접수했다. 사업시행자인 양양군도 지난해 7월 21일 환경영향평가 재보완 요구는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해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국민권익위의 향후 권고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김진하 양양군수, 정준화 회장이 오색케이블카 하부 승강장 예정 부지에서 브리핑을 가졌다.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장 간담회에 앞서 양양군청 정문 앞에서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찬반 맞불 집회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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