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이란 햇빛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하고 조망권은 특정한 위치에서 자연 또는 경관을 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건축법상 일조권은 전용 주거지역과 일반 주거지역으로 한정되어 있고 상업지역은 예외이기 때문에 상업지역에서는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면 손이 앞집 벽에 닿는다고 해서 벽세권이라는 말이 생겼고 조망권은 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는 아니다.
근래 속초항 크루즈 선착장 건너편 언덕 밑에 노후되어 열악한 건물들이 많아 국제항으로서 위신을 실추시키고 있어 이 지역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과 언덕 위에 위치한 종교시설 측에서 조망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고층건물 건축을 결사반대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종교시설 측 주장은 6.25 전쟁 중 건축된 석조 건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있어 문화재청에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신청을 해 놓은 상태이고 전쟁 중 실향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해맞이 명소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조망권이 보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개발 찬성 측 입장은 아름다운 속초항이 세계 4대 미항이 되려면 항구 관문이 개발 되어야 할 뿐 아니라 향후 동서고속철도와 동해북부선이 완공되어 TSR(시베리아 횡단철도)과 연결되는 날 속초항이 동, 서 반구를 연결하는 터미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산 해운대처럼 80층 정도는 건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과 지역 발전 내지 국익 차원 측면과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의 조망권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이냐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 종교시설이 향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되어도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니면 보호구역이 인정되지 않고 단지 훼손 또는 멸실 방지에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인근지역의 건축 규제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속초시 입장에서 보면 개발을 주장하는 측은 소수이고 소극적인 반면, 반대 측은 다수이고 적극적이기 때문에 불허하고 싶겠지만 바로 옆에 이미 43층 건물이 허가되어 건축 중이기 때문에 불허할 경우 행정법의 5대 원칙 중 “평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 “신뢰 보호의 원칙” 및 선행 처분과 다른 결정을 할 수 없다는 “자기 구속의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결국은 허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봉연
전 속초 아파트 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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