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는 양양 서면 수리지역 주민들이 인허가 과정의 적법성과 타당성 등을 문제 삼아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수리마을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7일 양양군과 군의회를 잇따라 방문해 김진하 군수와 김의성 군의회 의장에게 항의문을 전달하고 피해 최소화와 사업 투명성 확보를 위한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김동일 위원장을 비롯한 대책위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양양군청을 찾아 소회의실에서 김진하 군수와 1시간 동안 긴급 간담회를 갖고 수리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따른 제반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간담회에서 “양양군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건설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이 사업을 추진하는 에코그린(주)은 양양의 모처가 본사임에도 간판도 없고 상근 직원도 없어 페이퍼컴퍼니를 의심할 지경이고,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구조는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없어 사업비 3천3백억원을 투자하는 실제 주인은 누구인지를 분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실체가 모호한 대리회사가 시끄러운 인허가 과정을 대신해 그 대가를 챙기고 사업진행은 브로커가 함으로써 모든 피해는 주민들에게 올 텐데, 그 피해에 대한 보상 등의 사후 문제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제기했다.
특히, “이 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와중에 이장과 개발위원 몇몇이 회사의 직원인 양 직접 동의서를 받은 점과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동의서에 기명된 점, 허구의 인물이 주민대표를 사칭해 군청에 추진 건의서를 제출한 점 등에 대해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사업 허가 이전에 보상이 이뤄졌어야 함에도 주민들의 요구와 원성에 마지못해 에코그린(주)이 가당찮은 보상안을 제시했다”며 “보상안에 대한 산출근거를 제출받아 주민들에게 공지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풍력발전기 1기당 규모가 당초 3.6MW급에서 5MW급으로 커졌음에도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점과 멸종위기종 동물의 서식여부와 이 조사에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은 점 등 환경영향평가서의 보완 요구 등에 대한 결과물도 확인해 줄 것을 주문했다.
김동일 주민대책위원장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천 무효화할 것”이라며 “주민을 대표하는 양양군도 주민들과 함께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날 긴급 간담회를 수용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김진하 군수는 “수리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으로 인해 서면 수리 주민들이 그동안 겪은 어려운 점들을 충분하게 알게 됐고, 우리군과 지역발전의 중심인 주민들의 입장에서 법과 원칙, 그리고 비례성의 원칙에 맞춰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책위와 양양군은 탁동수 기획감사실장을 중심으로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절차상 하자를 비롯해 허위 동의서 여부,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조사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수리풍력발전단지는 양양 서면 수리 산1번지 일원 35만1,200㎡ 면적에 3천3백억원이 투입돼 5MW급 풍력발전기 18기가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 2021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실시계획승인을 받아 오는 2024년 12월까지 건설될 전망이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서면 수리풍력발전단지 주민대책위원회가 김진하 양양군수와 긴급 간담회를 갖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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