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은 학교가 이렇게 성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즐거운 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는 양양 현북초등학교(교장 한상숙)가 교육 주체들의 부단한 노력에 힘입어 폐교 위기를 딛고 3월 신학기부터 6학급 전교생 44명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화제다. 3월부터는 학생과 학급수 증가에 따라 교감과 행정직 주무관, 조리사가 더 배치돼 전체 교직원이 20명에 이를 전망이다.
현북초교는 지난 2018년 9월 한상숙 교장이 부임할 때까지만 해도 전체 3학급에 10명 남짓한 학생이 재학하면서 폐교에 직면한 작은 학교로 생기마저 잃어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 교장이 부임한 후 미세먼지 없는 좋은 환경 속에서 학생들에게 내실 있는 교육과정은 물론 다양한 창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방과 후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또 맘카페를 비롯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통해 현북초교가 지닌 장점을 널리 알리면서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고, 직접 맞춤형 상담까지 해주며 학생유치에 안간힘을 쏟았다.
‘학교가 살아야 지역과 국가의 미래가 있다’는 한상숙 교장의 올곧은 교육철학이 서서히 생활 속에서 빛을 내기 시작하자,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활발해지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 더해 주민들까지 작은 학교 살리기에 참여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해내며 튼튼한 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배려하는 교육공동체로 성장
현북초교의 ‘작은 기적’은 ‘학교를 가꾸기 위해 나부터 뭔가를 해보자’는 한 교장의 실천적 솔선수범이 도화선이 됐다. 그는 먼저 학교 상황을 면밀하게 파악한 후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안착시켜 나갔다. 모든 교육과정에 학생들 스스로 참여해 즐겁게 창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고, 매일 아침 등교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영어나 독서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깨닫고 자발적으로 공부하며 즐기는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아지자, 기존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특화하며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체득할 수 있도록 교육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원어민과의 1대1 맞춤형 화상영어를 비롯해 피아노, 바이올린, 인라인스케이트, 서핑, 코딩, 자전거, 트리클라이밍 등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며 만족도를 크게 높여나갔다.
한상숙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이런 노력에 더해 학생들에게 글로벌 인성 함양과 자연의 소중함을 스스로 배양하도록 학생들과 함께 텃밭 가꾸기를 시작했고, 3년이 지나면서 ‘배려하면 지속 가능한 순환’이 가능하다는 이치를 스스로 깨우치는 결과물을 얻어내며 건강한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는 텃밭 가꾸기에 더해 외지에서 온 가족들을 위해 자연 친화적 가족 농장도 분양할 예정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 지원 보탬
학교 운동장이 학생들의 뛰어노는 소리로 북적이면서 지역사회도 덩달아 생기를 되찾으며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갈수록 태어나는 아이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어 한산하던 현북면에 외지인들의 자녀들이 그 자리를 메워나가자, 지역사회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학교 살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원주민과 외지인들이 어우러지며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시발점이 바로 현북초교가 된 셈이다.
올해 입학 자녀를 둔 한 예비 학부모는 “미세먼지 없는 청정지역에서 아이들이 도시지역에서나 가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고 말했다.
이렇듯 누구나 즐겁게 다닐 수 있는 학교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김진하 양양군수도 올해 화상영어 등 맞춤형 교육경비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동문인 고제철 양양군의원도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지역사회의 응원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 관광의 별로 지정된 서핑성지, 서피비치도 전교생의 연중 서핑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교육청도 최근 현북면 말곡리에서 다니는 한 재학생의 교통편의를 위해 셔틀버스의 운행 노선을 변경할 정도로 작은 학교 살리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고제철 양양군의원은 “폐교 직전의 모교가 성장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지역 공동체에서 학교가 지니는 의미는 정말 소중한 미래 씨앗이라는 곳을 새삼 깨달았다”며 “올해도 더 세세하게 살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자연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배려의 삶을 일깨우고 있다.
현북초교 학생들이 즐겁게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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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꽃 학생은 소중한 씨앗”
한상숙 교장 설레는 신학기 준비 열중
학생들과 함께 즐겁게 만들어가며 생활하는 게 인생에서 가장 즐겁다는 한상숙(사진) 교장은 겨울방학 중에도 신학기를 맞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구성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학창 시절의 추억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만큼,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학업에 충실하면서 건강한 놀이터가 되도록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현북초교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한상숙 교장은 “우리 학교가 학생들에게 ‘인생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교직원들 모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도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는 즐거운 학교 만들기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학교는 마을의 꽃이고, 학생들은 소중한 미래 씨앗’이라는 평소 교육철학을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는 한상숙 교장은 신학기를 앞두고 신입생과 재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전할 따뜻한 메시지를 준비하며 설레는 방학을 보내고 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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