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2년이 흘렀다. 이제 햇수로는 3년째에 접어들었다. 속초지역도 2020년 2월 22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2년여 사이 누적 확진자가 벌써 1,230명(1월 25일 기준)에 이르고 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와의 사투가 벌써 2년이 지나 이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사투’가 계속이어지고 있다. 이에 설날을 앞두고 방역 현장에서 2년 넘게 혼신을 다하고 있는 속초시보건소와 시청 직원들의 보람과 애환을 들어봤다. 관련기사 2면▶
확진자 사전 통보로 하루 시작
장정이(45) 속초시보건소 감염병관리담당의 하루 일과는 어둠이 걷히기 전인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전날 검체채취를 받은 대상자 중 확진자를 확인해 일찍 본인에게 확진 사실을 통보하기 위해서다.
확진자가 출근하기 전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해야만 지역사회로의 연쇄 감염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 지난해 4월 감염병관리담당으로 부임한 이후 10개월째 ‘새벽 출근’을 계속하고 있다.
확진자 사전 통보작업이 끝나면 장 담당은 숨돌릴 틈도 없이 바로 역학조사에 들어간다. 확진자와 연관된 밀접접촉자를 빨리 찾아내야만 그만큼 지역사회로의 감염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 담당과 11명의 수습 역학조사관들은 확진자의 인적사항과 증상을 확인하는 기초조사와 확진자 동선·접촉자를 확인하는 심층역학조사를 오전 내내 진행한다.
오후에는 오전에 진행한 기초조사와 심층역학조사를 토대로 확진자와 같은 시간대에 접촉한 접촉자를 찾아내는 현장조사와 자가격리자를 분류해 통보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이 같은 업무(선별진료소 포함)를 속초시보건소 직원 100명(공무직 포함)이 벌써 2년째 묵묵히 수행해 오고 있다. 특히 감염병관리담당은 확진자 현황 점검에서부터 역학조사, 자가격리, 선별진료소 운영 등을 총괄하는 자리여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확진자가 많을 때는 이 같은 일상도 무너지기 일쑤였다.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난해 12월에는 장 담당을 비롯한 감염병관리팀 전원(12명)이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근무하는 날이 다반사였다.
연령·직종 구분 없이 다방면에서 전방위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2월에는 속초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2월 이후 한 달 확진자로는 가장 많은 370명이 확진됐다.
3개 학교(어린이집 포함)에서 한 날에 확진자가 발생한 날에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검사를 벌이느라 보건소 전 직원이 파김치가 되기도 했다.
“안전하고 편안한 설 연휴 위해 최선”
장정이 담당은 “자정을 넘어 새벽까지 근무할 때는 힘들어도 그래도 지역사회를 위해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뿌듯함과 함께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확진자를 대할 때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장 담당은 “방호복을 입고 근무해 두렵지 않다. 오히려 점심시간과 같이 일반인들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가 더 두렵다”며 웃음을 지었다.
장 담당은 바쁜 일상 속에서 허탈감을 느낄 때가 있다. 그는 “확진자 발생 이후 2년 동안 저 자신은 물론 우리 팀원들은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느라 여행 한번 못 가봤다. 그런데 오미크론 유행 속에 속초로 놀러와 확진 판정을 받는 외지인들을 보면 허탈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 담당은 “위드코로나 때는 코로나가 곧 종식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있었는데 오미크론 유행으로 기대감이 사라져 안타깝다”며 “지역주민들이 설날 연휴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우리 팀원들과 코로나19 감염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장정이 감염병관리담당이 일일 확진자 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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