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해양산업단지 입주 수산물제조업체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타지키스탄의 노동 인력 교류를 협의하는 자리가 지난 25일 대포동 해양산업단지 현지에서 있었으나, 정작 인력 교류에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해야 할 속초시는 참석하지 않아 당초 취지가 반감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이번 자리를 마련한 김진기 전 시의장은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할 일인데, 내가 나서다 보니 시가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주장한 반면, 속초시관계자는 “행사 주최가 불분명한 데다 행사 내용도 행사 개최 전날에 공식문서가 아닌 실무자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달받아 참석 여부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외국인 노동인력 교류협력 논의=이날 대포동 속초해양산업단지 내 수산물제조업체에서 ‘지역노동인력(농·수산업 및 산업단지) 교류를 위한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의 사전 방문’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기 전 시의장을 비롯해 엄정용 속초상공회의소 회장, 하명호 태양수산 대표, 한백희 한스바이오텍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 전 시의장은 “평소 우리 지역의 인력난을 고민해 오던 중 유스프 샤리프조다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와 인연이 있는 한백희 한스바이오텍 회장이 유스프 샤라프조다 대사를 모시고 속초를 방문한다고 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 전시의장은 이어 “나중에 인력 교류를 의한 MOU가 체결되면 우리 속초시로는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엄정용 회장은 “우리 지역의 인력난으로 제조업체들이 애로사항이 많다. 코로나19로 인력수급이 더 어렵다. (타지키스탄)측에서 미리미리 인력 충원 방법을 도와주면 이쪽에서도 할 수 있는 방안을 세밀하게 검토하도록 하겠다. 앞으로 실무자들의 대화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스프 샤리프조다 대사는 “많은 검토를 통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도 최대한 노력해서 속초의 부족한 인력 충원에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인력 교류를 위해 속초를 사전 방문한 유스프 샤리프조다 대사는 간담회 이후 제조업체를 방문해 작업 현장을 점검했다.
■속초시 불참 놓고 논란=하지만, ‘지역노동인력 교류를 위한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 사전 방문 행사’가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록 인력 교류를 위한 사전 방문 행사이지만, 정작 외국인 인력 교류를 지원하고 추진해야 할 속초시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전 방문행사가 충분한 준비 없이 진행되다 보니 이날 행사에 참석한 참석자들도 행사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혼란스러워했다.
행사 참여 여부를 고민하던 한 지역 기관장은 행사 직전 아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엄정용 속초상공회의소회장은 “오늘 속초시 담당자가 참석을 못 했는데 저희도 준비가 소홀했고 결례가 있었다”며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진기 전 시의장은 “오늘 자리는 주한 타지키스탄 대사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며 “어제 시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는데 내가 주선해서 그런지 떨떠름한 반응이어서 난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속초해양산업단지를 포함한 속초시 제조업체들이 인력난으로 고민이 많은 데다 코로나로 인력수급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력 교류가 시급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사가 방문한다면 우리 시로서는 기본적인 예우를 갖춰야 하는데, 이런 내용이 행사 개최 전날에 공식적인 문서가 아닌 실무자의 핸드폰 문자메시지로 전달돼 참석 여부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날 사전 방문 행사가 최소한 계획 수립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사업인지 아니면 특정 인맥과 연결돼 일회성으로 진행되는 사업인지 분간이 안 가 참석 여부를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유스프 샤리프조다 주한 타지 키스탄 대사의 방문 행사를 마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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