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뉴스홈 > 오피니언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인문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 현대사회의 인간소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6>
“소유에 집착하는 삶, 참된 행복과 기쁨 앗아가”
등록날짜 [ 2022년01월31일 11시35분 ]

산업사회 이후 오늘날 사회는 모든 것을 각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상품으로 변형시키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본다. 그리하여 소유를 위한 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공기나 물처럼 과거에는 자연에 속한 공유물이었던 것들, 그리고 명예나 권위처럼 정신적 가치나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전에는 소유물이 될 수 없었던 것들까지도 개인에 의해 사유화되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은 대상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데에서 삶의 의미를 확인하려고 한다. ‘소유 양식의 삶’이란 이처럼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려는 태도이며,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삼는 삶의 방식이다. 자기 아닌 다른 것은 모두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처럼 보고, 그러한 물건을 더 많이 소유함으로써 삶의 재미와 가치를 느끼는 방식인 것이다. 소유를 통해서 자신의 삶과 존재의 뜻을 느끼려는 태도인 것이다. 소유 양식에 집착하는 삶은 끊임없는 걱정과 근심, 경쟁적이고 대립적인 인간관계, 전쟁 따위로 얼룩진 국가들 간의 관계, 해결되지 않는 계급 대립 등을 유발함으로써 참된 행복과 기쁨을 앗아간다. 소유 중심의 삶을 사는 현대인들은 돈의 힘에 매달려 소유의 논리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돌아볼 여유마저 잃어버린다. 
 이에 에리히 프롬은 현대사회의 소외된 인간 현실과 물질 만능주의의 풍조를 비판하고, 그 가운데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자기 성찰의 메시지를 던진다.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현대 산업사회, 특히 물질 만능주의가 번성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물질문명이 팽배해서 ‘소유 양식’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고 진단한다. 상품 물신주의(商品物神主義)는 현대사회의 소외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의 노동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한 상품이 그 스스로 어떤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상품이 인간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품 물신주의는 곧 물질 만능주의로 나타나 인간을 ‘탐욕에 눈 먼 이리’로 만들어 버린다. 이처럼 에리히 프롬은 현대사회의 근본 문제가 소유 양식의 삶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한다. 소유적인 실존 양식은 자신의 정체성, 행복 등이 무엇인가를 많이 소유하는 데에 근거하고 있어 삶이 소유 지향적이다. 소유욕의 대상이 반드시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소유욕의 대상은 명예나 권력일 수도 있고 심지어 지식이나 습관, 사랑, 자신의 견해, 자아, 신앙일 수도 있다. 그런데 소유 지향적인 삶은 필연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불행과 파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잃을 수 있는 것이므로 소유물을 잃지 않기 위해 늘 조바심내며 더욱 소유하려고 하며 타인과 비교, 경쟁하며 나의 것을 남과 나누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고 정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소유적인 존재양식에서는 개인 간의 경쟁과 적대감이 필연적으로 지배한다. 더구나 탐욕은 아무리 채워도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 또한, 자아조차도 사물화, 객체화되어 나와 나의 관계가 비인격화되고 소외된다.
 그럼, 어떻게 인간소외를 극복할 것인가? 프롬은 의식의 전환과 새로운 인간형의 출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소유 양식의 삶을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존재 양식’의 삶이다. 존재 양식의 삶이란 자기 아닌 다른 것을 소유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사랑과 나눔과 이웃으로 보는 태도다. 그 태도는 사고 모으고 쌓는 데 관심을 두기보다는, 삶의 의미를 성찰하고 인격의 성숙을 도모하며 자신의 존재를 심화시키는 데 일차적인 관심을 두는 것이다. 따라서 존재 양식에서는 사유 재산이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무엇을 즐기거나 사용하기 위해서 그것을 꼭 소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존재론적인 실존 양식의 전제조건은 독립과 자유 그리고 비판적 이성을 지니는 것이다. 그 가장 본질적 특성은 능동성이다. 여기서 능동성이란 인간의 힘을 생산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에서의 내면적 활동상태를 뜻한다. 다시 말해 자기를 새롭게 하는 것, 자기를 성장시키고 흐르게 하며 사랑하는 것, 고립된 자아의 감옥을 초극하며,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이며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계속>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좋아요 0 싫어요 0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의 역할 (2022-02-14 10:40:00)
기고 / 올 설에는 안전을 선물하세요 (2022-01-31 11:30:00)
납북귀환어부 인권침해 형사보상...
“옛 동우대 부지 돌려줘라” 서...
안전 취약지에 방범용 CCTV 신규...
고성군 대한정맥학회와 업무협약...
‘2024 속초시 지방세 길라잡이...
중국 산서성 진성시 대표단 속초...
1
불편함 감수하면서도 ‘교복 착용 지지(57.7%)’
1968년, 문교부가‘ 학생의 학생 다움’을 강조하며...
2
플라이강원 다시 난다…가전제품 중견기업 ...
3
가림막에 막힌 속초 백년가게 ‘냉면집’
4
“경동대 부지,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
5
기고 / 부끄러움(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