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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 사라질 위기 ‘선유담’을 아십니까?
등록날짜 [ 2022년01월17일 11시05분 ]

지역의 재발견, ‘선유담’을 찾아 나섰다. 가는 길에 먼저 조선시대 전통가옥으로 유명한 ‘왕곡마을’부터 들렀다. 법정리는 오봉리(五峰里)이고, 행정리 오봉1리의 자연부락이름이 ‘왕곡마을’이다. 마을이 다섯 개의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어서 오봉리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봉우리가 여섯 개다. 그렇다면 오봉리가 아니고 육봉리(六峰里)라야 옳은데 왜 오봉리일까? 
이런 호기심에 왕곡마을 뒷산 두백산(頭伯山)을 올랐다. 동편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운봉산과 같은 시기에 생성된 화산암인 현무암 암석들을 무수히 만난다. 운봉산의 돌강과 달리 비스듬히 서있는 주상절리가 유명하다. 하지만 절벽이라 접근하기 어렵다. 두백산은 해발 225미터로 작은 산이다. 정상부의 방송철탑이 아쉽지만 동해바다와 설악산 조망이 절경이다.  
산꼭대기 표지판에 “마을의 동쪽은 골무산(骨蕪山), 남동쪽은 송지호, 남쪽은 호근산(湖近山)과 제공산(濟孔山), 서쪽은 진방산(唇防山), 북쪽은 오음산(五音山)으로 막혀 있고”라고 기록되어 있다. 진방산은 순방산(脣防山)이다. 따라서 오봉리(五峰里)는 가장 높은 오음산(五音山)을 주산으로, 두백산을 포함한 다섯 개의 봉우리가 왕곡마을을 둘러싸고 있다. 전통적 취락 입지조건 배산임수(背山臨水)에서 오음산과 두백산이 배산이고, 송지호가 임수인 것이다.
이어서 산정 표지판에는 “북쪽으로는 우암 송시열선생의 친필이 석벽에 지금까지 남아 있는 선유담(仙遊潭)이 자리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주산인 오음산(五音山) 아래 선유담에서 오음육률(五音六律)을 즐겼다는 전설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그래서 하산길에 ‘선유담’을 찾아 나섰다. 가진리 교차로에서 유턴하여 송지호 방향으로 오른쪽 샛길이 선유담길이다. 비포장 농로를 따라 왼편을 굽이돌아 남서쪽을 바라보면 신라시대 사선랑(四仙郞)인 영랑, 남랑, 술랑, 안상이 바둑과 장기를 두며 노닐었다는 전설의 선유담은 간데없고 무성한 갈대숲 논밭만 보인다.
우리가 아는 석호가 아니다. 빠르게 육지화가 되면서 전답으로 변하였고, 갈대숲 늪지가 되어 이제는 담수면적을 어림짐작하기도 어려웠다. 다만 제비붓꽃 등 희귀수생식물 서식지라는 표지판이 있을 뿐이다. 선유담의 행정구역 주소는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리 401’이고, 지목은 유지(溜池)이며, 총면적은 3만1,545㎡(9,542평)이다. 인터넷 부동산포털에서 해당번지의 지적도와 위성뷰를 서로 겹쳐보면 선유담 전체면적 가운데 상당부분이 경작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논밭이 선유담 유지면적을 사방에서 점차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세 번 선유담을 연이어 탐사했다. 처음에는 단원 김홍도의 ‘금강사군첩’화첩의 선유담 가학정(駕鶴亭)터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조선중기 문신인 간성현감(1631~1633) 택당(澤堂) 이식(李植)선생이 지었다는 가학정터 자리에는 덩그마니 연고모를 분묘 한기가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기와조각 몇 편과 우암 송시열선생의 ‘仙遊潭’ 석벽글이 400년 세월동안 가학정터인 것을 증거하고 있지만, 지근거리 민가근처의 또 다른 석벽글은 풍상에 읽기도 난감하다. 
신라, 고려, 조선시대 수많은 문인들이 선유담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노래했건만 지금은 허무하게 망가져 버렸다. 고성군은 2012년 비지정문화재(선유담·가학정터) 기초조사사업 학술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원주지방환경청도 2015년 선유담을 중점복원대상으로 지정하고 유역매립, 농지개간 등 인위적 간섭에 의한 지형변화를 우려해 사유지 매입을 계획했었다. 그러나 섣부른 복원이 오히려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는 반론에 부딪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필자는 여러 차례 기고문을 통해 난제일수록 단순화로 해답을 찾자고 주장해왔다. 선유담을 복원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 생태계마저 망가질 수 있으니 그대로 둘 것인가 선택의 딜레마이다. 그러면 반론으로 그냥 두면 선유담의 수심이 깊어지고 태초의 본래 모습으로 회복되는가? 세월이 지날수록 퇴적물은 계속 유입될 것이고, 그러면 육지화가 심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지금의 흔적마저도 사라지고 논밭이 되어 버릴 것이다. 따라서 시급히 복원을 서둘러야 한다. 선유담 복원방법은 전문가 영역이라 필자가 언급할 몫이 아니다.

최철재
경동대 평생교육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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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신문 (soraknews@soraknew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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