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겨울 2021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바람이 스산하게 부는 날이면 따뜻한 오뎅 국물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마음을 후벼 파는 차가운 말보다는 마음에 온기를 불어 주는 따뜻한 말이 더 절실해집니다. 따뜻함은 물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따뜻함에 뭉클하고, 나의 따뜻함이 전해질 때 가슴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내 일상에서의 따뜻함은 환한 미소로, 친절한 인사로, 응원의 메시지로, 차 한잔의 손길로 나타납니다.
올해 저에게 따뜻했던 분들이 떠오릅니다. 매회 자기돌봄프로젝트를 읽고 ‘욕구단어를 음미하고 제시한 내용을 일상에서 한 가지씩 실천하고 있다고’, ‘ 편안하게 써내려가는 글이 너무 좋았다고’ 카톡으로 말씀으로 격려해주신 여러분들이 계셔서 부족한 글이 더 빛이 나고 내 마음은 뿌듯해졌습니다.
올 초에 다리골절로 목발을 짚고 다니는 저를 본, 말이 참 없으신 나의 내담자가 스윽 상담실을 나가며 “힘드실 텐데, 빨리 나으세요.”라고 무심하듯 나지막한 한 마디가 나를 무척이나 오래 훈훈하게 했습니다. 손재주가 없는 내가 한 땀 한 땀 퀼트 방석을 만들어 소파에 놓았을 때, 그 방석이 사는 내내 따뜻함을 충족시켜 주었으며, 정미 화가의 꽃그림을 보면 마음이 따뜻함으로 채워져 전시회가 있으면 찾아가 보고 싶어집니다. 문자에서도 따뜻함은 배어나옵니다. 이러한 따뜻함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옆 사람에게 연결되어 세상으로 퍼져 나가 팬데믹 시대를 극복하는 자기 돌봄과 서로의 돌봄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자기돌봄 프로젝트를 애독해 주신 분들, 12월로 글을 내리려고 합니다.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2022년에도 건강하고 감사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배영란
속초YWCA 가정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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