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동인 최명선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말랑한 경문>(글나무)을 펴냈다. 지난 2006년 첫 시집 <기억, 그 따뜻하고 쓰린>을 낸지 꼭 10년만이다.
시집은 제1부 말랑한 경문, 2부 상처의 안쪽, 3부 만남의 수사학, 4부 가을 여자 등 4부로 구성됐으며, 모두 75편의 시를 담았다.
시인은 시집 ‘자서’에서 “언어의 자모를 대할 때 진솔하였나 떠나버린 서정을 찾아 헤맬 때 가슴깊이 하던 다짐 늘 잊지 않았나 돌아보니 반성은 여전히 붉다. 어미 품을 떠나는 부족한 자식들 고된 말의 시집살이를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적었다.
‘상대 향해 날 선 말의 채찍을 들다가도/비 맞아 휘청거리는 풀잎을 보며/아니다, 아니지 생각 돌리네//가슴에 파인 상처 아파하다가도/빗물 참히 받아내는 물웅덩이를 보며/그래, 그렇지 생각 바꾸네(중략)가슴에 물길 하나 틀 수 있다면/다스리지 못할 화는 없는 거라고/다 자라서도 한참이나 덜 자란 내게/빗줄기로 만든 모빌 흔들어 보이시는/저기 저, 말랑한 물의 단단한 말씀의 뼈’(말랑한 경문).
김정용 시인은 ‘작품해설’에서 “종교가 빈 구멍에서 생기는 질문들을 신의 뜻으로 외피를 감싸고 결국 개인적인 믿음의 문제로 봉인해 버린다면, 최명선의 시는 몸소 수많은 구멍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서 여기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장소, 인간의 슬픔, 인간의 춤과 웃음, 우리들의 다채로운 생로병사가 있는 곳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고 평했다.
최명선 시인은 2004년 ‘문학세계’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설악문우회 ‘갈뫼’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