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이 2022학년도에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있는데도 고성중학교의 특수학급 폐지를 결정해 학교와 해당 학부모들이 특수학급 유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성중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달 22일 학교에 고성중의 특수학급 폐급 등을 담은 ‘2022학년도 특수학교(급) 학급편성기준 및 신증설·감축·폐급 계획’ 공문을 발송했다.
고성중은 특수학급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 1명이 내년에 졸업해도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특수교육대상 학생 2명이 진학할 예정이다.
고성중 김미숙 특수교사는 “내년도에 입학할 예정인 간성초교 학생은 특수학급에 배치된 상태이고, 광산초교 학생은 완전통합(특수교육대상자 중 특수학급이 아닌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희망하는 학생)으로 진학할 예정”이라며 “도교육청의 고성중 특수학급 폐급은 학부모의 동의 없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했다.
특수학급이 폐급되면 특수학급 배치 학생은 거진중이나 청해학교로 진학해야 하고, 완전통합 배치 학생도 특수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에 김 교사는 지난달 23일 특수학급 진학 대상자가 1명이 있는데도 폐급 예정을 통보한 데 대해 도교육청에 질의했고,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특수학급 소인 수 학교 폐급 정책’과 ‘특수교사 교원수급’에 따른 조치라며 특수학급 신증설 계획이 끝나 변경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김 교사는 25일에는 국민신문고에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존재하는 경우 도교육청에서 특수학급을 폐급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 않고 행정상의 편의로 마음대로 특수학급을 폐급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특수학급 폐지 기준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특수교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과밀 특수학급 해소로 특수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2022년에 동해 특수학교가 개교함에도 교육부로부터 충분한 정원을 배정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춘천·원주·강릉 등에 50여개의 과밀학급이 있고 과밀학급 해소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2020년부터 특수학급에 학생 1~2명이 있는 소인수 학급 유지를 지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원을 초과해 10~12명이 배치된 과밀학급은 교사의 과도한 수업시수와 생활지도, 학급운영비 부족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특수교육과정의 내실화를 강화하기 위해 신입생이 없거나 1명인 특수학급은 폐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에는 김 교사와 학부모들이 도교육청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에서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집 근처에서 안정된 등하교를 하고 같은 초등학교를 다닌 친구들과 함께 중학교에 입학해 정서적 평안을 얻길 바란다”고 했으며, 또 다른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완전통합으로 배치됐지만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라 특수선생님의 관심과 보살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고성중의 특수학급 유지를 요청했다.
윤태형 고성중 교장은 지난달 25일 도교육청에 특수학급 폐급 결정의 철회를 요청하는 학교장 의견서를 제출했다. 윤 교장은 의견서에서 “학교 내 특수학급을 통해 일반학생들이 장애학생들과 어울리면서 더불어 사는 세상의 소중함을 배우며 성장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필요하다”며 “특수교육은 전문성을 겸비한 담당교사에 의해 통합교육과 개별화 교육이 적절히 선택되고 조화롭게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윤태형 교장은 “본교 학구 내 초등학교의 특수교육대상자 현황에 의하면 차후년도 이후 진학예정자가 매 학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과 배려는 학교 인성교육의 큰 걸음”이라고 말했다.
지산 기자 haareez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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