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거점인 양양 현남면 남애3리가 양용경 이장을 중심으로 주민들과 서퍼들이 한데 어우러져 ‘누구나 살기 좋은 브랜드 마을’ 만들기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현남면 남애3리는 서핑거점으로 탈바꿈하며 방문객 수는 늘어났지만, 마을환경이나 각종 인프라 등은 열악해 지역주민들과의 괴리감이 커져만 갔다.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 성수기에는 밀려드는 서퍼들과 관광객들로 인해 해변에 쓰레기가 쌓이고, 해안도로 주변 환경도 어지럽게 방치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에 양용경 이장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은 행정구역 정비를 시작으로 맞춤형 마을 개선사업에 나섰다.
21년 전 이곳에 정착한 양용경 이장은 우선 남애3리를 깨끗한 환경의 서핑거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주민들은 물론 현남면사무소와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바로 인근인 갯마을을 남애3리와 통합했다. 예산을 중복투자하기 보다 한데 모아 효율적으로 투자하면 시너지가 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갯마을 주민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얻어낸 후 양양군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통합을 이뤄냈다.
이어 당초 갯마을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지역경제 활성화와 생필품 수급 불편 해소를 위해 전국 해안가에서는 처음으로 이마트 편의점을 유치하고, 두 마을 사이에 끊긴 해안도로 연결사업을 제안해 내년 4월이면 갯마을부터 남애3리까지 이어지는 명품 해안도로가 개통할 예정이다.
양용경 이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원주민과 외지인의 화합과 공존을 위해 마을 주민들이 편하게 시장을 볼 수 있도록 마을 차량을 도입했고, 서핑 샵과 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들도 운전을 하도록 했다.
남애3리의 파발마로 자리매김한 마을 차량은 마을기금으로 구입한 6인승 중고차로 운전은 요일별로 양용석 이장과 강경원 4반장, 마을 총무, 노인회 감사 등 지역주민들과 함께 젊은 서퍼들이 맡아 주민들이 안전하게 인근 주문진에서 장을 보고 돌아오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 전체 인구 202명 중 102명이 노인인 남애 3리 주민들은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여름 한철 놀다 가면 민박 등으로 돈벌이는 좋았지만 해변 쓰레기를 치우고 환경을 정비하느라 겨울 내내 고생했다”며 “이제는 공동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마을 차량 운행으로 버스 타는 고생도 안 해 사는 맛이 난다”고 흡족해 했다.
이처럼 남애3리는 원주민과 외지인들이 공존하면서 지역 인심도 예전보다 훨씬 나아져 방문객들을 대하는 친절도도 높아졌고, 서핑을 타기 위해 방문하는 젊은 층들도 쓰레기 수거는 물론 소음 줄이기 캠페인에 동참하는 등 모범적인 해변마을로 바뀌고 있다.
양용경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과 서퍼들은 남애3리를 전국 서핑해변 중에서 가장 경쟁력 높은 해변 마을로 도약시켜 나가겠다는 목표로 양양군과 발맞춰 특화해변축제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이상길 현남면장은 “해변 마을 주민들이 갈수록 고령화 돼 어려운 상황에서 외지인들이 잘 정착하고 자신들의 고향처럼 잘 가꿔나가고 있어 감사드린다”며 “생각의 차이를 좁히고 좋은 아이디어를 함께 만들어가니, 남애3리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현남면 남애3리 주민들이 노인들을 위해 마을 차량을 운행하고 있다.
--------------------------------------------------------------------------------------------------------------
아들 같은 양용경 이장 칭송 자자
21년 전 정착…“마을 대소사 처리 동분서주”
대한항공을 그만두고 스킨스쿠버를 좋아해 21년 전 남애3리에 정착한 양용경(59, 사진) 이장은 주민들로부터 ‘예의 바르고 합리적인 이장’으로 불린다. 자식들은 1년에 몇 번 못 보지만 양 이장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은 없는지 노인들의 안부를 묻고 보살펴 ‘아들 같은 이장’으로 칭송이 자자하다.
양용경 이장은 “저도 나이가 적은 건 아니지만, 여기서는 아직 젊은 층에 속하기 때문에 열심히 마을 일을 돕고 있다”며 “21년 동안 함께 살면서 연로해지시는 모습을 보면,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마을 대소사를 도맡아 해내고 있는 양용석 남애3리 이장은 그저 바다가 좋아 정착해 주민들과 어울려 살고 있지만, 기본적인 도리는 잊지 않고 사는 것을 인생철학으로 삼고 오늘도 해변에 나가 쓰레기를 치우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김주현 기자
[ⓒ 설악신문(www.sorak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