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배 과수원을 풍경 삼아 ‘배 젤라또’ 한 스푼을 입에 넣는 순간, 양양의 자연이 확 퍼져요.”
양양군의 특산품인 낙산배를 주제로 먹거리와 볼거리를 조합한 카페 쉼터 ‘배배 젤라또’가 양양읍 월리에 오픈해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양양여성회관 맞은 편에 자리한 이곳은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했던 명품 배로 유명한 낙산배를 4대째 재배하고 있는 김익환·박정숙 씨의 4천평에 이르는 과수원을 배경으로 문을 열고 낙산배의 진가를 선보이고 있다.
아들 김명준(29) 씨와 딸 김혜정(28) 씨가 전문경영인으로 운영하는 ‘배배 젤라또’는 간판 메뉴인 ‘낙산배 젤라또’를 주력으로 홍시, 사과, 곤드레, 백향과, 리조 등 제철과일을 재료로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100% 낙산배를 이용해 제조하는 ‘낙산배 젤라또’는 기존의 아이스크림보다 한층 더 부드러운데다, 낙산배 고유의 짙은 향과 맛이 어우러져 풍미를 더하고 있다. 올가을 과수원에서 수확한 낙산배를 100% 재료로 사용하면서 오픈과 함께 입소문을 타고 수도권 관광객들까지 찾고 있을 정도로 인기 만점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카페 안에서 자연 그대로의 낙산배 과수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조망권을 살려 고객들로부터 또 다른 지역 명소로 평가받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음식은 정성’ 깃든 메뉴
‘배배 젤라또’가 남다른 이유는 대를 이어 낙산배를 재배하며 1차 산업에 머물던 특산품을 활용해 6차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낙산배 재배 명인으로 손꼽히는 김익환 전 농업경영인양양군연합회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한 낙산배 과수원을 이어받아 정성껏 키우면서 각종 품평회에서 최고 인증을 받았다.
그만큼 이곳 과수원에서 재배한 낙산배는 품질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할 정도로 고품질을 인정받고 있고, 이를 젤라또 아이스크림에 조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가업을 이은 전문경영인 김명준 씨도 아버지와 함께 과수원을 운영하며 7년째 농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끊임없는 연구와 실천적 노력으로 낙산배 품질 향상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양양군의 글로벌 플랫폼 구축에 발맞춰 1차 산업에 그치고 있는 낙산배를 활용해 6차 산업화를 이뤄내겠다는 열정과 의지가 더해져 낙산배 젤라또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양군 4-H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김명준 씨는 양양군의원을 지낸 어머니 박정숙 씨와 함께 2년 가까이 서울을 오가며 지역특산품을 활용한 낙산배 젤라또 개발연구를 진행했고, 마침내 완성도를 높인 상품으로 출시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 박정숙 씨의 비치마켓 셀러 활동은 고객들의 니즈와 신뢰성을 접목하는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여기에 여동생인 김혜정 씨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평소 하고 싶었던 경영활동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합류했다.
이처럼 직접 재배한 낙산배를 100% 재료로 사용하는 ‘배배 젤라또’는 ‘맛있고 재료가 건강하고 가격이 적정’한 슬로푸드 원칙을 가장 잘 실천하는 곳이다. 정성 들여 재배한 낙산배를 수확해 등급별로 고른 후 다시 판매용과 착즙용에 이어 이제는 젤라또 재료까지 선별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곳 손이 안 가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음식은 정성’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낙산배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흘린 땀으로 대변하고 있다.
“과수원서 맛보는 부드러움” 최고
지난달 15일 오픈한 이곳은 문을 열자마자 많은 고객들이 찾아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역주민들은 물론이고 낙산배를 젤라또 아이스크림으로 상품화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러 서울에서 방문하는 손님까지 늘어나고 있다. ‘배배 젤라또’를 찾은 손님들은 처음에는 부드러운 낙산배 맛의 아이스크림에, 두 번째는 카페 안에서 바라보는 배 과수원의 아늑한 풍경에 잠시 시름을 접고 힐링하면서 엄지를 들어 올릴 정도로 만족해한다.
최근 이곳을 찾은 영어 원어민 강사 몰리 씨는 “제 고향 원싱턴DC에도 여러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많지만, 여기서 먹어 본 배 젤라또는 환상적으로 부드럽고, 재료까지 좋아서 최고의 맛”이라며 “아늑하게 과수원 풍경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엄지를 들어 치켜세웠다.
양양중학교 안세진 영어교사도 “주인이 직접 재배한 낙산배로 젤라또를 만들어 신뢰가 가고, 무엇보다 부드러운 배 맛이 느껴져 좋았다”며 “잠시 시간을 내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과수원을 함께 음미할 수 있어 좋은 쉼터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낙산사와 서핑해변을 비롯해 양양의 관광명소를 찾는 관광객들도 입소문과 SNS를 보고 이곳을 찾아 양양군의 특산품인 낙산배를 이용한 배 젤라또의 부드러운 맛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당분간은 ‘배배 젤라또’의 진가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싶다는 김명준·혜정 남매경영인은 내년 봄이 되면, 4천평의 과수원에 탐방로와 포토 존도 만들어 일상에 지친 이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도록 꾸미겠다는 구상이다.
김명준·혜정 씨는 “아버지와 어머님이 하던 과수원 가업을 이으면서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하게 흘린 땀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곤 했다”며 “지역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관광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가 수영선수로 활약해 지역에서는 ‘물개가족’으로도 유명한 양양읍 월리 낙산배 농원 가족이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도 ‘배배 젤라또’를 통해 6차 산업화와 관광을 접목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어, 지역에서는 많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오시는 길 양양군 양양읍 안산1길 41> 김주현 기자
과수원 가업을 이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김명준·혜정 남매경영인.
최근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여유롭게 배 젤라또를 먹으며 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곳의 주력 메뉴인 배배 젤라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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