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束草)의 지명 유래에 대한 기존 설을 고찰하고 정리하는 포럼이 열려 관심을 모았다.
속초문화원(원장 김계남)은 지난 3일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속초 지명 역사성 및 정체성 정리 포럼’을 개최했다.
문화원은 “‘속초’ 지명 유래에 대한 다양한 설을 문헌 고증과 다른 지명 사례비교, 음운학적 고찰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포럼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구되거나 전해오는 속초 지명 유래는 △속새풀이 많아서 △영금정 옆 솔산이 소나무와 풀을 묶어 세워 놓은 것 같은 형태라서 △속초 지형이 와우형으로 누운 소가 먹을 수 있도록 풀을 묶어서 △풀로 묶은 울산바위 전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 4가지이다.
포럼은 속초문화원 부설 향토사연구소 연구위원들이 발표와 토론을 하고 방청석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김만중 향토사연구위원은 ‘속초 지명 정체성 연구-타 지역 사례와의 비교 연구를 중심으로’에서 “보통 지명은 특정한 문화적 근원, 지형적 근원을 가지고 있다. 지명 유래는 단순히 언어의 변화로만 해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언어 속에 숨어 있는 함축적 의미와 대상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과학적 조사가 선행될 필요성도 있다. 속초 지명의 유래가 되는 속새라는 풀의 분포도 조사라든가 지형의 정밀 조사를 병행하면 과학적 근거를 통한 인문학적 해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최재도 향토사 연구위원은 ‘속초 지명의 음운론적 고찰’에서 “속초는 ‘속’(속새)라는 우리말을 이두식(는 풀을 의미하는 초(草)로, 속(束)은 그냥 음만 빌려옴)으로 표기하면서 생겨난 지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글지명총람에서는 속새풀이 많아 ‘속’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는 좀 더 연구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상철 향토사연구위원은 ‘속초 지명유래에 대한 소고’에서 역사적 기록을 근거로 “속초는 ‘속초(束草)’, ‘속사(束沙)’, ‘속진(束津)’으로 불렸고 공통점은 ‘속(束)’이란 단어로 ‘잇다’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에 “‘모래로 이어진 마을’ 또는 ‘모래로 둘러싸인 마을(모래안 마을)’이라는 의미인 ‘속사(束沙)’로 사용되어 오다가 ‘속사 > 속 > 속새 > 속초(새가 한자화)’의 변천과정을 거쳐 나라에서 기록하는 공식적인 이름이 되었다”고 새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속초문화원 관계자는 “속초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분분했던 속초 지명 유래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필요하며, 이는 어느 개인의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선행연구, 문헌, 역사 기록 등을 토대로 지명 유래의 합리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포럼이 속초 지명 유래에 있어 어느 설이 맞고 틀리는지, 하나의 설로 통일시키는 등의 최종적 결론을 내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했다.
속초시와 속초문화재단이 후원한 이번 포럼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 됐다.
문화원은 포럼 후 발표문과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결과집(책자)을 발간해 시민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속초문화원이 지난 3일 속초문화예술회관 소강당에서 ‘속초 지명 역사성 및 정체성 정리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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