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동인으로 활동 중인 최명선(사진) 시인이 시집 <환승의 이중 구조>(글나무)를 펴냈다.
시인이 2004년 <문학세계>로 등단한 후 2006년 첫 시집 <기억, 그 따뜻하고 쓰린>, 2016년 <말랑한 경문>에 이어 세 번째로 내놓은 시집이다.
시집에는 표제시 ‘환승의 이중 구조’를 비롯해 총 4부로 나눠 68편이 실렸다.
김종헌 시인은 시집 해설에서 <환승의 이중 구조>의 첫 번째 키워드는 ‘떠나가는 것과 저물어감에 대한 서사’라고 짚었다.
‘그제는 꽃무릇 잎이 떠났습니다/ 뜨거운 내력으로 꽃무덤 쌓으며/ 오늘은 능소화가 무리 지어 갔습니다(끝물 첫 연>’ ‘쓰레기장에 버려진 벽시계 하나/ 사망 시간을 가슴에 적어 놓고/ 편안하게 누워 있다// 소요를 물리고/ 낙관처럼 찍은 생의 끝 점/ 어떤 죽음이 저렇게 간결할 수 있을까’(버려진 시계 1, 2연)
김종헌 시인은 ‘일상에서 깨달은 삶의 성찰에 대한 빛나는 표현들’을 시집의 두 번째 키워드로 꼽았다. 그러면서 ‘누군가 내 생을/ 손바닥에 놓은 채/ 거꾸로 뒤집고 있었다’(모래시계 중)와 같은 빛나는 표현을 일상에서 찾아낸 시인의 심안이 놀랍다고 했다.
김 시인은 “최명선 시인은 우리말 한글이 가지는 양가성을 살려내어 ‘언어의 이중 구조’로 시적장치를 만들어 내고, 그 시적 장치를 통해 ‘삶의 이중 구조’를 노래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표현들이다.
‘꼭지가 돌면/ 세상 보이는 게 없다지만/ 꼭지가 돌아야/ 세상이 바로 보이는 밥솥이 있다’(압력밥솥을 읽다 첫 연). ‘풀려야 할 때 풀리지 않고/ 풀리지 말아야 할 때 풀리는 생의 끈’(매듭의 속성 중).
“시의 행간을 거닐다가 낯익은 풍경 하나 마음 끝에 닿는다면 닿아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면 그 서정의 둘레 어디쯤에서 당신과 나 작은 위로의 손, 잡았음을 믿겠습니다.”
시집에 실린 시인의 말이다.
장재환 기자 semin2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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